▲ 가정사 문제로 갑작스럽게 키움과 작별하게 된 제이크 브리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가정사는 예상 외로 훨씬 더 복잡했다. 가족 내 발생한 여러 일에 고민하던 제이크 브리검(31)은 제대로 된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소속팀과 작별했다.

키움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경기를 앞두고 “브리검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리검은 지난 7월 12일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초 후반기에 맞춰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복귀가 계속 미뤄져 구단의 애를 태웠다. 

예상보다 더 복잡한 개인사가 있었다. 우선 브리검의 아내는 지난 8월 31일 무사히 출산을 마쳤다. 하지만 신장 쪽에 문제가 있었다. 키움 관계자는 “2~3주 뒤에 신장 쪽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산을 봤어도 이 수술을 놔두고 한국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술부터 회복까지 최소 1~2달의 시간은 필요한데 어차피 그때는 시즌이 끝나 있을 때다.

여기에 양친 모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최근까지 치료에 전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플로리다에 있는 자택 또한 수해를 입어 집도 새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래나 저래나 야구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브리검이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이유는 거의 명쾌하게 설명이 된 셈이다.

키움으로서는 전력의 어마어마한 타격이다. 확실히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잃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히어로즈에서 뛴 브리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이 불발돼 대만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조쉬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시즌 10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든든한 이닝이터로서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브리검을 한국에서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키움은 웨이버가 아닌 임의탈퇴 방식으로 브리검을 방출했다. 임의탈퇴는 최소 1년간 유효하다. 1년은 원 소속구단인 키움에서도 뛰지 못한다. 즉, 양자의 인연이 어렵게 다시 닿는다고 해도 내년 9월인 셈이다. 상황에 따라 내후년에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지만, 그때 브리검은 만 35세다.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가족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 아내는 수술을 받고도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하고, 가족의 곁을 선택한 브리검이 다시 외국에 나가서 뛰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키움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재결합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키움도 이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높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그래서 더 아쉬운 이별이다. 브리검은 5년간 한국에서 뛰며 통산 50승(20패)을 거둔 성공적인 경력을 남겼다. 브리검보다 더 많은 승리를 선물한 외국인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102승), 다니엘 리오스(90승), 헨리 소사(77승), 앤디 밴헤켄(73승), 조쉬 린드블럼(63승), 에릭 해커(61승)까지 6명에 불과하다.

히어로즈 창단 이후, 팀 역사에서는 다승 4위의 선수였다. 밴헤켄(73승), 한현희(58승), 최원태(51승)만이 구단 역사에서 브리검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았다. 분명 그는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였고, 키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이런 식의 이별은 누구도 원치 않았지만, 가족 문제는 브리검과 구단이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니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