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위하준, 길해연, 권오승 감독, 진기주, 김혜윤, 박훈. 영화 '미드나이트'. 제공| CJ ENM, 티빙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연골을 갈아넣었습니다."

여름밤을 사로잡을 숨막히는 추격전, 영화 '미드나이트'가 베일을 벗었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간담회에는 권오승 감독과 배우 진기준,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이 참석했다. 

영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사건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 인적 드문 재개발 지역과 도심을 배경으로 반전과 반전 속에 청각장애인과 연쇄 살인마와의 사투가 이어진다. 

연출을 맡은 권오승 감독은 "청각장애인 경미에게 초점을 맞췄다. 추격을 단순히 추격으로 끝내지 않고 사운드와 함께 어울리도록 고민했다"며 "수어만 할 줄 알았던 경미가 세상에 목소리를 끄집어내는 신이 영화의 목표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약자가 약자가 된다고 생각했다"라며우리 영화가 '연골을 갈아 만든 영화'로 이미 알려져버렸다. 영화관에서도 티빙에서도 많이 봐주셔서 배우진이 열심히 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관객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 진기주. 제공| CJ ENM, 티빙

청각장애인 캐릭터인 만큼 유창한 수어를 구사해야 했던 진기주는 "처음 수어학원에서 수어를 배울 때 영어학원에서 처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느낌을 받았다"며 "영어를 배울 때 다른 언어를 쓰지 않듯이 음성 언어를 잠시 잠가야 한다. 잠시 음성을 잠그고 꼭 수어가 아니더라도 표정이나 손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암묵적 룰이 있다. 수어 또한 언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이어 "경미는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고 비교적 젊은 친구라 구화도 사용하고 필담도 활용한다. 동료들과는 주로 필담을 사용하고 구화도 사용한다. 본인의 발음이 얼마나 정확한지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민해서 설정했다. 저는 수어보다는 구화를 표현하는 점이 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목숨을 건 추격신을 펼치며 시선을 붙든 진기주는 "제가 그렇게 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영화를 촬영하면서 처음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진기주는 "대본을 읽을 때 추격 장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어떻게 촬영해야 하나 생각이 있었다"며 "위하준씨가 잡아먹을 듯 달려오니까 저도 죽기살기로 달려가게 되더라. 현장의 공기가 있다보니 저에게 나올 수 없는 스피드가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길해연 선배가 현장에서 정말 많이 안아주셨다. 선배님이 한 걸음 한 걸음 오셔서 안아주시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야외 촬영에서도 선배님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고 세트에서도 한참을 울었다. 저도 놀랐다. 선배님이 팔을 올리시는 순간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라고 감회에 젖었다. 진기주는 "컷과 동시에 감정이 해소가 되고 어느 정도 진기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남아있던 감정이 경미엄마 길해연 선배 덕분에 쏟아졌나보다"라며 "선배님이 안아주시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선배님이 감동이었다"고 감사를 돌렸다. 길해연 또한 진기주를 향해 "니가 감동 자체다"라고 화답해 감동을 더했다.

▲ 위하준. 제공| CJ ENM, 티빙

두 얼굴의 연쇄살인범 도식 역을 맡은 위하준은 "부담도 됐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다. 아무래도 도식이라는 인물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 몰입하고 싶었기 때문에 평소에도 도식의 그런 분위기, 상태, 눈빛, 호흡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주변 사이에서도 많이 예민해졌다"며 "자기 전이면 연쇄살인범, 그들은 왜 그렇게 됐을까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서 프로파일링한 자료나 책들을 보고 여러 작품에서 연기를 모티브 삼아서 연기하고 보다보니까 정신적인 부분들이 조금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위하준 또한 "뛰는 장면이 많았다. 저는 달리기를 잘 하는 편이었다. 초반에는 카메라 팀도 잘 따라오지 못했다. 연기적 기술로 하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무섭게 뛰었다"면서 "초반에는 기주 배우가 잡힐 것 같았는데 다음에는 열심히 뒤어도 못 잡겠더라. 그래서 더 리얼하게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위하준은 "정말 정이 많이 들고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원래 눈물이 없다"면서 "마지막 촬영 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 감정이 들어서. 시원하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했다. 따뜻했던 시간이 기억이 난다"고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훈과 김혜윤은 연쇄살인범 도식에게 위협을 당하는 남매로 분해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드러냈다. 김혜윤은 박훈을 두고 "현장에서 잘 챙겨주셨다. 진짜 오빠 동생처럼 표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고, 박훈 또한 "계속 방해하고 장난치면서, 동내에 이런 곰 같은 오빠 하나 있다는 느낌을 만들고 싶어 불편해 하셨지만 사석에서도 열심히 반말을 했고 부쩍 친해졌다"고 귀띔했다. 반말은 감독의 주문이었다고. 박훈은 "불편하고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좋은 동생을 얻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김혜윤을 사랑스럽게 쳐다봤다.

경미의 어머니로 분한 길해연은 "장르물의 미덕을 갖춘 것도 좋았지만 절대악에게 서사가 부여된 것이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의 연대의식이 좋았다"며 "또 적나라할 수 없는. 가장 밝은 곳에서 소외당하는 피해자의 입장 등이 스릴러물을 완성해줬다. 처음 보자마자 좋았다"고 '미드나이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길해연은 "단순 스릴러가 아닌 추격전 속에 사람들 이야기, 말하는 자와 듣지 못하는 자들, 들으려 하지 않는 이야기, 추격전 속에 통쾌한 이야기가 있다. 답답함 없이 극장을 나갈 수 있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관객의 관심을 부탁했다.

영화 '미드나이트'는 오는 6월30일 티빙(TVING)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된다.

길해연. 제공| CJ ENM, 티빙

▲ 박훈. 제공| CJ ENM, 티빙
▲ 김혜윤. 제공| CJ ENM, 티빙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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