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포스팅 과정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김재환은 MLB 스카우트들에게 타격 반등에 대한 확실한 실마리를 제시해야 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KBO는 물론 메이저리그(MLB)도 휩쓸었다. 아직 리그 개막일조차 확정짓지 못한 가운데, 올 시즌을 끝으로 MLB 도전에 나설 선수들에게는 악재에 가깝다는 전망이 나온다.

KBO리그에는 올 시즌을 끝으로 MLB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선수들, 그리고 간접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들이 더러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양현종(KIA)을 비롯, 한 차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나선 김재환(두산), 역시 MLB 도전 의사를 밝힌 김하성(키움)과 나성범(NC) 등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상당수는 에이전트 선임 등 절차 정비를 대다수 마친 상태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리그가 멈춘 것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이 선수들이 MLB 구단들의 눈길을 끌 기회가 줄어들었고, MLB 쪽도 코로나 탓에 국제 스카우트에 온전히 전력을 쏟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소속 선수의 MLB 진출을 이끈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 A는 “사태가 진정되고, 리그가 개막되면 스카우트들이 선수들의 현황을 파악할 시간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MLB 쪽에도 산적한 문제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기존 리포트에 선수들이 어떤 가치로 평가됐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역시 MLB 계약을 따낸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 B는 “양현종이나 김재환 등 MLB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은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를 테면 양현종은 확실한 결정구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 김재환은 타격 반등은 물론 수비에서도 일정 수준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보여줄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실제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이런 절차를 밟았다. 메릴 켈리(애리조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와 마지막 모습이 상당 부분 다른 선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3년이라는 든든한 계약 기간을 확보한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은 공의 회전 수와 변형 패스트볼 업그레이드가 믿음을 심어준 끝에 금의환향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또한 구종 다변화, 그리고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증명한 것이 MLB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선수들에게는 결코 호재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아직 만 25세인 김하성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만 30세를 넘긴 선수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인데, 가장 적기였던 올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애당초 이들이 특급 대우를 받을 만한 선수들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밀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마찬가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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