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어12 대표팀이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에서 2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예선라운드를 맞이한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팬그래프닷컴 기준) 합은 48.3이다. 상대 팀 휴스턴은 야수들의 WAR만 40.8에 투수까지 합치면 무려 64.5였다. 

그만큼 전력 차이가 컸다.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게 휴스턴의 우승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프로야구는 한 시즌의 승률로 1위를 가린다. 그러나 워싱턴의 우승에서 알 수 있듯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는 1년의 전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단판 승부의 반복인 국제대회에서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진리다. 

캐나다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거둔 '실질적 개최국' 일본의 사례가 또 한번 "야구 몰라요"라는 명언을 떠올리게 한다. 

메이저리거와 40인 로스터에 든 마이너리거를 뺀, 프리미어12 개막을 앞둔 현 시점의 전력으로는 한국이 쿠바와 호주, 캐나다에 비해 앞선다. 무엇보다 선수층에서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는 괜찮은 선발투수 한 명이 경기 양상을 바꿔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달리 투구 수 제한 규정도 없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캐나다와 경기에서 필립 오몽을 상대로 3이닝 동안 1안타로 고전했다. 캐나다 야수진은 실책 4개라는 기록에 가려졌을 뿐 키스톤 콤비와 외야진의 수비력이 안정적이었다. 반대로 일본은 선발투수 야마구치 슌이 제구를 잃으면서 단번에 대량 실점했다. 

일본 투수진은 캐나다를 상대로 평가전 2경기 18이닝 동안 1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차전 2회 6실점 한 번이 1패로 돌아왔다. 물론 정식 대회와 평가전의 투수 운영은 다를 수는 있지만 단판 승부에서 뜻밖의 변수가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 프리미어12 공인구 ⓒ 한희재 기자
우승으로 끝난 2015년 프리미어12와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2017년 WBC, '극과 극' 두 번의 국제대회를 경험한 민병헌은 경기 초반 찾아오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카운터 펀치'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2년 전 WBC와 4년 전 프리미어12를 예로 들면서 "이스라엘 상대로는 기회에서 막히고, 먼저 실점하면서 어렵게 갔다. 프리미어12 때는 (일본과 개막전 패배 뒤)도미니카공화국 상대로 지고 있다가 (이)대호 형 홈런 나오면서 뚫렸다. 그 뒤로 잘 풀렸다"면서 "소위 말하는 '말렸다'하는 상황이 나오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걸었지만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던 김경문 감독이기에 누구보다 단판전의 긴장감을 잘 안다. 그는 "베이징 때도 그렇고 캐나다가 만만치 않았다. 화려하진 않아도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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