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종도, 이교덕 기자] 대진 추첨 결과가 야속하다. 하필이면 첫 경기부터 대한민국 선수들끼리 경기가 잡혔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다 쏟아 부어야 했다.
장우진(28, 미래에셋증권)과 안재현(24, 한국거래소)은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신한은행 월드테이블테니스(WTT, World Table Tennis) 챔피언스 인천 2024'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쳤다.
한 명만이 16강행 티켓을 거머쥐는 경기에서 선배 장우진이 승리의 기쁨을 차지했다. 게임스코어 3-0(11-7, 11-9, 11-6). 결정적인 순간마다 장우진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테이블을 갈랐다. 특히 2게임 스코어 10-9에서 나온 드라이브가 일품이었다. 안재현은 맞드라이브로 받아쳤지만 공이 떠 버렸다.
3게임 6-5 상황에서 이어진 랠리에서도 집중력이 좋았다. 침착하게 구석구석을 찔러 안재현의 실수를 유도했다. 장우진은 이 리드를 끝내 놓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자 장우진은 마음껏 기뻐하지 않았다. 패자 안재현을 배려하며 조용히 짐을 챙겼다.
장우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리적으로 부담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원하던 플레이가 나왔다. 실수가 적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믹스트존에서 이어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면에서 승부가 갈렸다기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컸다. 안재현이 잔실수가 많이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우진의 다음 상대는 린윤주(22, 대만)다. 오는 29일 저녁 8시 45분에 16강전을 펼친다.
장우진은 "린윤주와 2019년에 마지막으로 붙었다. 시간이 흘러 그때와는 다른 선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8강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장우진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탁구 전용 경기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췄다. 주말에 인천에 오혀서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탁구의 재미를 만끽하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남자 단식에서 장우진과 함께 오준성(17, 미래에셋증권), 임종훈(27, 한국거래소), 이상수(33, 이상수)가 16강에 진출했다. 나란히 28일 16강전을 치른다.
WTT 시리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 대회다. 챔피언스는 WTT 대회 중 3번째로 많은 우승 랭킹 포인트를 준다. 그랜드 스매시에 2000점, 파이널스에 1500점, 챔피언스에 1000점이 걸려 있다.
복식 경기 없이 남녀 단식으로만 펼쳐지는 '신한은행 WTT 챔피언스 인천 2024'은 27일과 28일 32강전, 29일 16강전을 진행한다. 30일 8강전과 4강전이 열리고, 대회 마지막 날인 31일 남녀 결승전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만5000달러(약 2000만 원)를 포함해 총상금 30만 달러(약 4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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