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개막전을 위해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명품 브랜드로 차려입고 모델처럼 사진에 찍혔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위터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개막전을 위해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명품 브랜드로 차려입고 모델처럼 사진에 찍혔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위터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오른쪽)가 통역 한동희 씨(왼쪽), 윌머 플로레스와 함께 비행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위터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오른쪽)가 통역 한동희 씨(왼쪽), 윌머 플로레스와 함께 비행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위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샌프란시스코 1번타자 중견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하성이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을 위해 데뷔 첫 원정길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SNS 계정에 원정 선수단 사진을 올리면서 이정후의 사진을 앞세웠다. 6년 1억 1300만 달러 사나이가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한국시간) 새벽 5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상대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 20일과 21일 한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서 개막 시리즈를 보내고 미국 본토에서 홈 개막전에 나선다. 샌프란시스코 1번타자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5번타자가 유력한 김하성이 키움 히어로즈 식구에서 상대 팀 선수로 만나는 첫 경기다. 

샌프란시스코는 애리조나에서 시범경기를 치른 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26일 오클랜드 홈구장 콜리세움에서, 27일에는 자신들의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차례 시범경기를 더 벌였다. 이정후는 27일 오클랜드전을 통해 마침내 오라클파크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 계약 전 메디컬테스트와 입단 기자회견을 위해 잠시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이곳에서 야구 경기를 한 적은 없었다. 

▲ '워싱턴 포스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이정후를 타격왕으로 지목하며 그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또한 이정후가 올해 타격왕에 도전할 수 있는 하나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AP통신
▲ '워싱턴 포스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이정후를 타격왕으로 지목하며 그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또한 이정후가 올해 타격왕에 도전할 수 있는 하나의 후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AP통신
▲ 태극기를 휘날리며 구단 프로필 사진을 찍은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
▲ 태극기를 휘날리며 구단 프로필 사진을 찍은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오클랜드 선발 폴 블랙번의 공을 침착하게 상대했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은 그대로 흘려보냈고, 2구 커터에는 방망이를 냈지만 파울이 됐다. 이어 3구 커브를 지켜보고, 4구 커터를 밀어쳤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좌익수 브라운의 정면으로 향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냈다. 볼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서 볼이 된 4구째 체인지업은 그대로 지켜봤다. 5구 포심 패스트볼은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었다. 연속 볼로 만든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6구 커터는 빗맞은 땅볼이 됐다. 

수비에서는 오라클파크 펜스의 공포를 간접 체험했다. 6회초 로렌스 버틀러의 우중간 타구가 담장에 맞고 떨어졌다. 우익수 오스틴 슬레이터가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했고, 중견수 이정후가 백업을 가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결국 이 공을 슬레이터가 다시 집어들어 내야에 전달했다. 

이정후는 6회에도 블랙번을 상대했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고, 2구 커터는 파울이 됐다. 3구 싱커를 골라낸 뒤 커브를 커트해 볼카운트 1-2가 이어졌다. 이정후는 5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고 보고 골라냈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로 봤다. 이정후는 서서 삼진으로 세 번째 타석을 마쳤다. 이렇게 3타수 무안타로 마지막 시범경기를 마친 뒤 28일 샌디에이고 원정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시범경기 기간 밥 멜빈 감독은 자신의 약속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이정후를 붙박이 1번타자 중견수로 내보내면서 자신의 계획을 확인했다. 이정후도 시범경기 내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1번타자 자격을 증명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총 성적은 0.343와 OPS 0.911이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투구에 쉽게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타구 속도에서도 기존 메이저리거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데뷔전 상대가 샌디에이고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올해로 4년째 뛰고 있는 팀이자, 이정후의 처남 고우석이 속한 팀이기도 하다. 비록 고우석은 시범경기 기간 부진으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컨디션을 잘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빅리그 데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하성과의 공수 대결은 물론이고, 동갑내기 친구에서 처남 매제 사이가 된 이정후와 고우석이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김하성과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1번타자 2루수였던 김하성에게 5번타자 유격수를 맡기려 한다. 스프링트레이닝 풀스쿼드 훈련 첫 날 잰더 보가츠에게 2루수 이동, 김하성에게 유격수 복귀를 알렸다. 시범경기에서는 첫 경기부터 김하성을 5번 타순에 배치하더니 서울 시리즈에서도 같은 타순을 유지했다.

실트 감독은 서울 시리즈 도중 김하성의 5번 기용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하성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김하성이 5번 타순에 있을 때 좋은 점이 있다고 본다. 베이스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그라운드 전체를 활용하는(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는) 선수다"고 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범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퇴근 길에 만나 기념촬영을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범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퇴근 길에 만나 기념촬영을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 김하성은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2경기에 나가 타율 0.323을 기록했고, OPS(출루율+장타율) 0.905를 기록했다.ⓒ연합뉴스
▲ 김하성은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2경기에 나가 타율 0.323을 기록했고, OPS(출루율+장타율) 0.905를 기록했다.ⓒ연합뉴스

이정후가 상대할 샌디에이고 선발투수는 서울 시리즈 개막전 선발투수도 맡았던 다르빗슈 유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지만, 3회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타점을 기록했다. 초구 몸쪽으로 파고든 시속 95.2마일 패스트볼을 안타로 만들었다. 이 장면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도 수없이 반복됐다. 

이정후를 앞세운 한국은 결국 지난 WBC에서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 대회부터 3회 연속 1라운드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정후는 대회를 마친 뒤 인스타그램에 "많은 응원 해주셔서 감사하다. 기대에 부응할 만한 실력과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다음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겠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우리의 꿈이었던 선배님들과 함께 야구해서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붙였다.

여기에 다르빗슈가 "같이 뛸 날을 기다린다"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정후를 격려했고, 이정후도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두 사람이 같은 팀에서 함께 뛰지는 못하게 됐지만, 대신 맞대결은 자주 펼쳐질 수 있다. 그 만남이 개막전이자 이정후의 데뷔전부터 성사됐다. 

▲ 에이스 기질에 다저스전에 강한 다르빗슈는 올해 샌디에이고가 개막전에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뽑힌다 ⓒ연합뉴스
▲ 에이스 기질에 다저스전에 강한 다르빗슈는 올해 샌디에이고가 개막전에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뽑힌다 ⓒ연합뉴스
▲ 로건 웹은 지난해 33경기에서 216이닝을 던지며 11승1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확실한 선발 투수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우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순수한 측면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지독한 구위를 가진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로건 웹은 지난해 33경기에서 216이닝을 던지며 11승1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확실한 선발 투수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우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또한 ‘순수한 측면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지독한 구위를 가진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이 상대할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로건 웹이다. 지금까지 맞대결 성적은 웹의 압승이었다. 김하성은 웹을 8번 만나 단 1번만 안타로 출루했고 삼진은 2번 당했다. 

웹은 MLB.com이 선정한 개막전 선발투수 랭킹에서 7위에 올랐다. 이 매체는 "두 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이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했지만, 웹은 여전히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선발투수들의 투구 이닝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웹은 지난해 216이닝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투구의 질은 양만큼 뛰어났다. 웹의 삼진/볼넷은 내셔널리그 1위인 6.3이었고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MLB.com은 스프링캠프 막판 대형 선수들을 연달아 영입한 샌프란시스코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구단 관계자들의 투표로 선정한 2024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팀 관련 기사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내려선리그 와일드카드 후보로 샌프란시스코를 꼽으면서 "투표가 지난주에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몇 주 전이었다면 아마도 샌디에이고가 이 자리에 올라갔을 수 있다"고 썼다. 

또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후반부에 슬러거 호르헤 솔레어, 골드글러브 수상 4회에 빛나는 3루수 맷 채프먼, 2023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스넬을 데려오는 등 여러차례 큼지막한 영입에 성공했다. 이런 영입은 멜빈 감독을 영입한 구단의 초반 보강과 결합해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이정후를 팀의 슈퍼스타로 받아들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이정후를 팀의 슈퍼스타로 받아들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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