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선수들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KOVO
▲ 현대건설 선수들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KOVO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현대건설이 마침내 최후의 승자가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V리그 여자부 2023-2024시즌 정규리그.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최종전을 승리하면서 1위를 확정했다.

현대건설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1(23-25, 25-15, 26-24, 25-19)로 승리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현대건설이 1세트를 23-25로 패하면서 어렵게 출발한 것. 현대건설은 이한비의 득점에 18-23으로 리드를 당하다 모마가 3연속 득점을 해내는 괴력을 선보이며 22-23까지 따라갔으나 23-24에서 모마가 때린 공이 야스민의 블로킹에 걸리는 바람에 23-25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2세트부터 정신을 바짝 차렸고 25-15라는 압도적인 점수차로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양효진의 속공으로 14-5라는 큰 점수차를 확보할 때부터 이미 현대건설의 승리는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운명의 3세트였다. 현대건설은 3세트에서 박연화의 서브가 아웃이 된 덕분에 22-17로 리드를 가져갔으나 야스민과 박정아를 앞세운 페퍼저축은행의 맹렬한 추격에 23-22로 쫓기면서 불안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모마의 한방으로 24-22 리드를 잡으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곧이어 모마의 서브가 아웃이 됐고 모마가 때린 백어택이 필립스의 블로킹에 걸리면서 24-24 듀스를 허용,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끝까지 모마를 믿었고 모마는 2연속 백어택을 작렬하며 26-24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4세트 초반 7-8로 뒤지다 14-8로 뒤집으면서 승리를 예약했다. 모마와 양효진의 활약이 빛난 순간이었다. 결국 25-19로 4세트까지 잡은 현대건설은 고대하던 정규리그 1위 확정의 순간을 맞았다. 

이날 현대건설에서는 모마가 35득점을 폭발하며 공격 성공률 54.24%를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고 양효진은 블로킹 5개 포함 23득점에 공격 성공률 50%로 간판스타다운 활약을 펼쳤다. 위파위는 10득점, 정지윤은 8득점, 이다현은 6득점으로 각각 활약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이 34득점을 폭발하고 박정아가 13득점, 이한비가 8득점, 하혜진이 7득점, 필립스가 6득점을 각각 마크했지만 지난 흥국생명전에서 보여준 이변을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 현대건설이 2023-2024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결정전 직행에 성공했다. ⓒKOVO
▲ 현대건설이 2023-2024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결정전 직행에 성공했다. ⓒKOVO
▲ 현대건설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OVO
▲ 현대건설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OVO

 

정규리그를 26승 10패(승점 80)로 마무리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28승 8패 승점 79)을 승점 1점차로 누르고 1위를 확정하는 감격을 맛봤다. 이로써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현대건설은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는 기쁨의 순간을 맞았다. 당시 정규리그를 2위로 통과했던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을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 우승은 2010-2011시즌이 유일했다.

사실 현대건설은 이보다 빨리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리그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끝내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1-2022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은 가져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 2022-2023시즌에는 파죽의 15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다 야스민과 김연견의 부상이라는 시련이 닥치면서 정규리그를 2위로 마감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도로공사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탈락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당시에 1위를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경험을 쌓았다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랬다면 지금 상황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할 정도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1위팀'이었던 현대건설은 이제 비로소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윌로우를 영입하면서 김연경과 '쌍포'를 이루며 5라운드를 6전 전승으로 장식, 현대건설의 선두 수성을 위협했고 현대건설은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결정할 수 있었던 12일 흥국생명전을 0-3으로 완패하면서 불안감이 커졌으나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16일 페퍼저축은행전을 3-1 승리로 장식하며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따낼 수 있었다. 사실 페퍼저축은행은 이미 최하위가 확정된 팀이기는 했으나 지난 8일 흥국생명에 3-1로 일격을 가했던 팀이라 방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마침내 챔피언결정전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현대건설이 13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극적인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오는 28일부터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 3승제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1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KOVO
▲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1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KOVO
▲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자 포효하고 있다. ⓒKOVO
▲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자 포효하고 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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