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을 투입해 4-1 승리를 지킨 LG는 기세를 몰아 2경기에서도 승리를 노렸다. 선발 임찬규도 시작부터 힘을 내며 팀 타선의 응원을 기다렸다.
그런데 타선은 생각보다 잘 터지지 않았고, 벤치도 한 차례 불펜 투입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질 법한 장면이 있었다. 투수 교체야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LG 벤치는 모든 카드를 다 꺼내드는 쪽보다는 일단 내보낸 투수를 믿는 쪽을 택하는 듯했다.
2-2로 맞선 7회였다. 잘 던지던 임찬규가 1사 후 김강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투구 수는 대개 한계 투구 수로 불리는 100개 수준이었다. SSG도 대타로 좌타 고종욱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여기서 LG 벤치는 임찬규를 밀어붙였다. 불펜에는 좌완 진해수가 일찌감치 몸을 풀고 있었다. 1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2경기에는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되는 건 당연했다.
임찬규는 고종욱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여기까지도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임찬규가 김찬형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몸에 맞는 공과 볼넷부터 뭔가 힘이 빠지는 듯한 인상이 있던 임찬규였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불펜 전력을 다 기용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주의 마지막 경기도 아니었다. 뒤이어 나선 진해수가 최대한 버텨줘야 했지만, 진해수마저 8회 좌타자를 상대로 한 승부에 줄줄이 실패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진해수가 계속해서 출루를 허용하는 상황에서도 LG 벤치는 뭔가를 머뭇거리는 듯했다. 진해수를 구원한 최성훈도 SSG의 맹공에 힘을 쓰지 못하자 이미 상황은 수습 불가능이 됐다. 8회에만 순식간에 7점을 내주고 경기를 그르쳤다.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벤치도 충분한 논리를 가지고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이런 고민이 LG에 자주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LG 타선은 어쨌든,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는 화끈하지 않다. 팀 전력에서 마운드가 상당 부분 지분을 차지한다고 봐야 하는데 마운드도 9월 이후 흔들리는 점이 있다. 그렇다면 조합과 운영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비교적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불펜 및 마운드 전력을 세밀하게 계산해 투입하고, 막판에는 언제부터 총력전 모드로 전환하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현재까지 류지현 감독이 이날 상대 팀이었던 SSG처럼 총력전을 펼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 경기가 23경기 남아있고, 잔여일정 경기는 상대적으로 많으니 계산도 더 어렵다.
다만 9월 이후 성적이 계속 처지면서 2위 싸움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LG는 9월 이후 12승14패4무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서 2개를 까먹었다. 9월 이후만 놓고 보면 리그 7위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팀 컨디션과 사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기세로 처져서는 안 된다. 언젠가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포스트시즌 시드 고지전이 마지막 10경기에서 갈린다고도 볼 수 있지만, 지금부터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LG 벤치가 생각하는 ‘그 시점’이 언제쯤 올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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