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14일 부산 사직구장 앞 최동원 동상 앞에서 고인의 10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4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10주기 행사는 국화꽃 헌화로 대체하려 했으나, 각계각층에서 직접 추모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분들이 많고 부산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조정되면서 간략한 추모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모 행사에는 최동원 기념사업회 관계자 뿐만 아니라 야구 팬들과 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회원,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 부산시 야구소프트볼협회 정신 회장 등이 참석했다. 

모교인 경남고등학교 동문회에서는 현응열 사무총장, 김종명 동창회보 편집주간, 류명석 집행위 부회장, 오희진 집행위 부회장, 윤원욱 사무국장이 직접 자리를 빛냈다. 참석자들은 최동원 투수 동상에 국화를 헌화하고서 각자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현역 시절 최동원 투수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친구이자 동료 야구인인 이만수 전 감독은 고인을 그리워하는 편지를 보냈다. 최동원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이 추모 행사에서 이 전 감독의 편지를 낭독했다. 

<나의 친구 최동원 투수 10주기를 추모하며 >

친구가 하늘의 별이 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구나. 지금도 친구와 함께 야구하며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뛰면서 친구의 볼을 받아 보았고, 프로에 들어와선 올스타전에서 친구의 볼을 받을 수 있었어. 친구의 묵직한 빠른 볼과 낙차 큰 드롭성 커브는 정말 환상적이었지. 지금도 그 볼을 잊을 수가 없다.

너는 알고 있니? 친구 때문에 내 타율이 많이 떨어졌던 거 말이야. 친구가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통산 타율 3할은 훨씬 넘었을 거야. 너와 함께 선수 시절 말년에 삼성 라이온즈에서 호흡을 맞추며 뛰었던 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준 친구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폼이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투구하는 폼을 보면 누구인지 당장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친구의 투구폼은 정말 개성이 넘쳤지.

친구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투구폼을 보고 있노라면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속이 후련하다’는 얘길 할 정도였어. 내가 SK 와이번스 감독 대행하던 기간에 친구가 아주 아파 병원에 있으면서도 TV를 지켜보며 SK를 날마다 응원해줬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 그 얘길 듣고서 얼마나 친구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하늘로 떠나기 전 힘든 와중에도 눈을 떠서 내 볼을 쓰다듬어주던 친구가 그립구나. 동원아. 지금도 친구의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하셨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만수야. 동원이가 못다 한 꿈을 만수가 꼭 이루어주길 부탁한다”고 하셨지.

야구 유니폼을 벗는 그 순간까지 친구가 사랑했던 야구를 한국과 인도차이나반도에 잘 전파하도록 할께. 지금도 해마다 최동원상을 수상하기 위해 젊은 투수들이 부산에 내려온다.

그날만 되면 전국에 있는 많은 야구팬이 더욱 친구를 그리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내 친구가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한 선수였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 야구를 많이 사랑한 친구였다. 나의 친구 동원아. 많이 보고싶고 그립다. - 이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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