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개인 통산 99승을 노렸다. ⓒ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개인 통산 99승을 노렸다. ⓒ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5회까지는 무실점, 무결점 투구를 펼쳤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5회까지는 무실점, 무결점 투구를 펼쳤다.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 개인 통산 99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홈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9구 8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KBO 통산 98승(53패)을 거둔 류현진은 이날 99승 도전과 함께 한화의 선발 5연승 행진을 이어 가고자 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직구(43개) 위주로 투구하면서 커터(17개), 체인지업(19개), 커브(10개) 등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89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6개에 이를 정도로 직전 경기에 흔들렸던 제구력을 다시 잡은 모습을 보여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평균 구속은 144㎞로 쌀쌀한 날씨에도 전력투구를 펼쳤다.  

승리를 향한 갈망이 클 법했다. 선발 로테이션 한 바퀴를 다 돌 때까지 패전을 떠안은 선발투수는 에이스 류현진이 유일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에 그치면서 2-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류현진은 하루 뒤 경기를 복기하면서 "아무리 시속 150㎞로 던져도 한국 타자들은 콘택트 능력이 있기 때문에 아무 소용 없을 것 같다. 구속 140㎞ 초반이 나와도 제구 코너워크가 된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투수는 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느낀 경기였다. 구속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한화는 에이스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강팀으로 진화해 있었다. 펠릭스 페냐(6⅔이닝 2실점)-김민우(5이닝 무실점)-리카르도 산체스(5⅔이닝 1실점)-문동주(5이닝 2실점)가 이어 던지면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 4연승은 2008년 최영필-정민철-류현진-송진우 이후 16년 만이었다. 2008년 6월 7일 대전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전부터 6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선발투수 4명의 호투에 힘입어 연승을 달렸다.

최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5연승 흐름을 이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최 감독은 "메이저리거한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류현진이 제일 걱정됐던 것은 사실 구속이었다. 구속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서 다른 것은 뭐, 제구는 원래 제구력이 없는 투수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금방 잡히는 문제다. 구속 자체가 안 나오면 금방 잡히는 게 아닌데, 그래서 아프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믿음을 보이며 "오늘(29일)은 100구 내외로 던질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kt를 상대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겼는데, kt는 2015년 처음 1군에 합류한 막내 구단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황재균과 박병호 정도만 류현진을 상대해 보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하며 투수와 타자들 서로 생소할 것으로 바라봤다. 

kt는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박병호(1루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3루수)-장성우(포수)-김민혁(좌익수)-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류현진에 맞섰다. kt는 경기 전까지 시즌 성적 1승4패로 8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타선의 화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 0.302(3위), 5홈런(공동 2위), 31타점(3위)을 기록한 만큼 류현진에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6이닝 89구 8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6이닝 89구 8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시즌 첫 승 수확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시즌 첫 승 수확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 연합뉴스

류현진의 시작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kt에서 현재 타격감이 가장 뜨거운 천성호를 헛스윙 사진으로 잘 돌려세웠지만, 로하스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kt 4번타자 박병호에게 득점권 찬스가 걸렸는데, 류현진은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화 타선은 1회말 곧장 득점 지원을 하면서 류현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흔드는 1번타자 임무를 맡은 문현빈이 좌익수 왼쪽 안타로 물꼬를 텄다. 요나단 페라자가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 3루 기회로 이어졌다. 채은성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나 싶었는데, 3루수 황재균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주자 문현빈이 득점해 1-0으로 앞서 나갔다. 계속된 1사 1, 2루 기회에서는 안치홍이 중전 적시타를 쳐 2-0으로 앞서 나갔다. 

류현진은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 나갔다. 특유의 칼날 같은 제구력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2회초 선두타자 강백호를 볼카운트 1-2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황재균은 우익수 페라자의 호수비에 힘입어 파울플라이로 처리했고, 장성우까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 김민혁이 좌익수 왼쪽 안타로 출루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김상수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김민혁을 계속 1루에 묶었다. 배정대는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직구를 몸쪽 깊게 먼저 찔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직구를 바깥쪽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천성호는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 갔다. 

류현진은 4회초 kt 중심 타선을 상대로 또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타자 로하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박병호와 강백호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강백호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초구 느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높은 직구로 헛스윙, 3구째는 커브를 또 뚝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5이닝을 단 65구로 틀어막는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5회초 1사 후 장성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김민혁을 1루수 땅볼, 김상수를 루킹 삼진으로 잡으면서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6회초 2사 후 갑자기 흔들렸다. 천성호와 로하스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몰리긴 했지만,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앞선 이닝처럼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황재균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순식간에 2-2 동점이 됐다. 류현진은 계속된 2사 1, 2루 위기에서 장성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류현진은 계획했던 100구는 채우지 못했지만, 6회 급격히 흔들린 만큼 최원호 한화 감독은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2-2로 맞선 7회초 수비를 앞두고 한승혁으로 마운드를 교체하면서 5연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승리 수확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승리 수확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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