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광주 롯데전 3회 도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황대인 ⓒKIA타이거즈
▲ 27일 광주 롯데전 3회 도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황대인 ⓒKIA타이거즈
▲ 올해 출발을 1군에서 하지 못한 황대인은 2군에서의 담금질을 거쳐 시범경기에서 폭발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이탈할 위기를 맞이했다. ⓒKIA타이거즈
▲ 올해 출발을 1군에서 하지 못한 황대인은 2군에서의 담금질을 거쳐 시범경기에서 폭발하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이탈할 위기를 맞이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내야수 황대인(28‧KIA)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1군 무대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 다쳐 경기에서 이탈했다. 직후 반응을 봤을 때 가벼운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부상을 조심하자고 다짐했지만, KIA는 벌써 두 명의 야수가 부상으로 빠졌다. KIA의 부상 악령은 계속되고 있다.

KIA 내야수 황대인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경기에 선발 7번 1루수로 출전했으나 3회 주루 도중 좌측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황대인은 홀로 걷지 못할 상황이었고, 들것이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 결국 구급차가 그라운드에 들어오며 경기장을 떠났다. 

KIA 관계자는 “황대인의 부상 부위는 왼쪽 햄스트링으로 추장하고 있다”면서 “선한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력으로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멀쩡하게 내일 복귀할 수 있는 수준의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자칫 잘못하면 괘 오랜 기간 결장할 수도 있는 위험한 부상이다.

황대인은 1회 첫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를 쳤다. 2-0으로 앞선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좌익수 방면으로 평범한 뜬공에 그쳤다. 하지만 여기서 롯데 좌익수 고승민이 타구를 놓치는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2사 후 상황이라 주자들은 무조건 뛰어 베이스를 도는 상황이었고 체공 시간이 꽤 길었기에 2루 주자 이우성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1루 주자 김선빈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타이밍은 아웃이었지만 포수 유강남이 마지막 순간 공을 놓쳤다.

황대인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행운의 안타를 추가했다. 이번에는 우익수 방면으로 공이 높게 떴는데 우익수와 2루수 모두 잡기 애매한 위치로 향했다. 롯데 야수들이 겹치는 과정에서 마지막 포구가 안 됐다. 또 안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행운만 따른 게 아니었다. 불운도 같이 왔다. 주루 도중 햄스트링을 다쳤다. 

타구가 안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힘껏 속도를 높인 황대인은 1루를 밟고 도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다. 엉금엉금 1루로 귀루한 황대인은 곧바로 왼쪽 햄스트링을 잡고 쓰러졌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즉시 트레이닝파트에서 뛰어 나왔다. 황대인은 처음에는 경기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듯 신호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KIA 벤치는 교체를 결정했고, 황대인은 쓸쓸하게 3루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계속 걸을 수 없었다. 결국 들것이 들어오고, 아예 구급차가 그라운드까지 들어와 황대인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KIA 관계자는 “오후 8시 30분쯤 MRI 촬영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간신히 1군 역전 레이스를 만든 황대인은 부상이 장기 결장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KIA타이거즈
▲ 간신히 1군 역전 레이스를 만든 황대인은 부상이 장기 결장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KIA타이거즈
▲ 지난해 부상 악몽에 울었던 KIA는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간판 타자인 나성범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은 것에 이어 황대인마저 이탈할 위기다. ⓒKIA타이거즈
▲ 지난해 부상 악몽에 울었던 KIA는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간판 타자인 나성범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은 것에 이어 황대인마저 이탈할 위기다. ⓒKIA타이거즈

황대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더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2015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황대인은 오랜 기간 팀의 코너 내야를 지킬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거포 자원이었다. 기대대로 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2021년 86경기에 뛴 것에 이어 2022년에는 129경기에 나가며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았다. 타율은 0.256으로 높은 편이 아니었으나 14개의 홈런과 91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팀 타선에 공헌했다.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는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변우혁과 경쟁 구도에서 두 선수 모두 부진한 모습으로 실망을 남겼다. 특히 충분히 오랜 기간 기다렸던 황대인의 부진은 충격을 남겼다. 황대인은 지난해 60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 60경기에서도 타율 0.213, 출루율 0.286, 장타율 0.322에 그쳐 우선권을 완전히 상실했다. 전체적으로 부상도 있었고, 타격도 잘 되지 않았다. 황대인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에 있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재활까지 해야 했다.

결국 1군 캠프에 가지 못했고, 2군에 남아 재활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훈련을 해야 했다. 하지만 황대인은 성실하게 훈련했고, 결국 1군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2군에서 훈련 성과와 컨디션이 좋다는 보고를 받은 이범호 KIA 감독은 곧바로 황대인을 불러 1군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그리고 황대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대인은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368,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당당하게 한 자리를 꿰찼다. 개막 엔트리에 넣지 않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개막전 주전 1루수로도 나가며 완벽한 반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이번 햄스트링 부상으로 좋았던 흐름이 완전히 깨졌다. KIA도 고민이 깊어졌다. 사실 1루 포지션은 지금 부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 당초 KIA는 지난해까지 외야를 보던 이우성을 1루로 돌릴 계획이었다. 타격이 좋았고, 수비도 곧잘 했다. 그런데 시범경기 도중 팀의 간판 타자이자 주전 우익수인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구상이 꼬였다. 이에 이우성이 다시 외야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현재 1루는 황대인과 서건창이 나눠 보고 있다. 

아직 1루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 없는 KIA는 황대인의 타격감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황대인이 이탈하면서 새로운 1루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서건창에게 풀타임 1루수를 맡기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이우성을 다시 1루로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또 나성범의 공백이 너무 도드라진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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