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 KBL
▲ 이정현 ⓒ KBL

[스포티비뉴스=고양, 맹봉주 기자] 상대 감독도 인정하는 재능이다. 

고양 소노는 22일 고양 소노 아레나(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연장 접전 끝에 102-87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소노의 에이스는 역시 이정현이었다. 3점슛 7개 포함 38득점 8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현대모비스가 아무리 겹겹이 수비해도 이를 뚫어냈다. 

두 팀 다 쓸 수 있는 외국선수가 1명이었다. 소노의 치나누 오누아쿠는 27득점 23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골밑을 지배했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27득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박무빈은 17득점 3어시스트로 맞섰으나 경기 막판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우석은 1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원정 6연패에 빠졌다.

소노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현대모비스에 업셋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도 순위는 소노(8위)가 현대모비스(6위)보다 낮지만 상대 전적에선 4승 2패로 앞선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소노의 이정현을 막지 못한 게 크다. 소노에게 무너지는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 이유다.

경기 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 경기 비디오는 다 보는데 이정현은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감독이 아무리 롤을 줘도 선수가 소화 못하고 능력이 없으면 소용 없다. 이정현은 외국선수다. 수비가 아무리 붙어도 25점, 30점씩 때려 넣는다. 재능이 엄청나다. 돌파, 슛, 체력 다 뛰어나다. 감독이 키워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재능 자체가 좋다"며 "더 대단한건 우리뿐 아니라 소노를 상대하는 모든 팀들이 이정현을 그렇게 수비하는데도 이겨낸다는 것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3년 차 때 이렇게 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고 극찬했다. 

다른 쪽에서 실점하더라도 이정현은 묶겠다고 했다. "이정현이 1대1을 하든, 2대2를 하든 그쪽으로 트랩을 가겠다. 다른 선수들은 슛 성공률이 떨어진다. 이정현이 득점을 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인 박무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박무빈은 올 시즌 신인왕을 놓고 창원 LG 유기상과 경쟁 중이다. 

조동현 감독의 팔은 안으로 굽혔다. "프로에 오자마자 한 팀의 리딩 가드로 운영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유기상은 팀에서 슛만 쏘는 선수지만 (박)무빈이는 경기 조율하고 동료를 살려준다. 우리 팀 색깔을 바꾸지 않았나"라며 "LG는 유기상보다 이재도, 이관희, 양홍석에게 수비가 집중된다. 무빈이는 우리 팀의 중심이다 보니 자신한테 수비가 쏠린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도중 국가대표에 뽑히지 않았나. 신인이 유일하게 국가대표에 뽑혔다는 건 의미하는 게 크다"고 박무빈에게 한표를 던졌다. 

김승기 소노 감독의 시선은 올 시즌 남은 경기가 아니라 내년 여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향해 있다. "(이)정현이는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다음 시즌에도 똑같이 판을 깔아줄 거다. 중간급 2, 3억 원대 선수들을 많이 보강해야 한다. 크고 수비가 되는 선수들 말이다. 우리 선수들은 다 작다. 큰 선수가 없다. 또 이정현 백업도 하나는 뽑아야 한다"며 "(영입할 선수)이것만 생각한다. 플레이오프 시작되면 다 직접 가서 볼 생각이다. 어떻게 퍼즐을 맞춰야 할까, 누구를 뽑아야 할까 직접 내가 다 볼 거다. 관중석에서 가면 잘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체력에 대해선 "평균 35분 정도는 뛰어야 한다. 대신 이정현은 게임만 뛴다. 훈련은 거의 안 한다. 연습 때 슛만 쏜다. 게임 때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이건 내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 박무빈 ⓒ KBL
▲ 박무빈 ⓒ KBL

1쿼터는 소노가 앞서갔다. 현대모비스의 이정현을 막으려 온갖 수를 썼지만 소용 없었다. 이정현은 1쿼터 15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오누아쿠의 블록슛도 빼놓을 수 없다. 프림, 김국찬의 슛을 연달아 쳐냈다. 블록슛한 공은 소노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김민욱의 3점 지원도 컸다.

2쿼터 소노의 힘이 빠졌다. 1쿼터 29점을 넣었는데, 2쿼터엔 13점에 그쳤다. 

그 사이 현대모비스는 박무빈, 프림의 득점으로 따라갔다. 특히 프림은 2쿼터 버저비터 중거리 슛을 터트리며 40-42까지 현대모비스가 추격했다.

소노는 3쿼터 다시 달아났다. 역시 이정현의 득점포가 있었다. 이정현은 오누아쿠와 함꼐 3쿼터에만 16점을 합작했다. 현대모비스가 3쿼터 총 올린 17점과 비슷했다. 

4쿼터에도 현대모비스가 쫓아오면 소노가 도망갔다. 소노는 오누아쿠가 수비 리바운드 후 건네는 아울렛 패스 위력이 대단했다. 이정현은 맨 앞에 달려 오누아쿠의 패스를 받아 손쉽게 득점했다.

▲ ⓒ KBL
▲ ⓒ KBL

현대모비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4쿼터 종료 4분 56초 남기고 박무빈이 3점 차까지 따라붙는 3점슛을 넣었다. 프림은 이정현의 공을 빼앗아 속공 덩크슛을 꽂았다. 80-80 동점이 됐다.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치고박은 두 팀은 84-84로 4쿼터를 마쳤다.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경기 종료 3분 9초 남기고 터진 김지후의 3점슛이 결정타였다. 이정현이 오누아쿠와 투맨 게임을 하자 현대모비스 수비는 두 선수에게 신경이 쏠렸다. 김지후가 왼쪽 45도 지역에서 완벽한 오픈찬스를 맞았고 실수 없이 3점슛을 꽂아넣었다. 92-85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득점이었다.

이후 이정현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자유투와 3점슛으로 소노가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벌리는데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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