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어공주. 제공ㅣ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인어공주. 제공ㅣ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인어공주'가 환상적인 바닷속 풍광과 운명적인 러브스토리, 황홀한 OST까지 3박자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인어공주'는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다.

이번 작품은 파격 캐스팅으로 시선을 모은 만큼 줄거리에 큰 각색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안데르센 동화 원작이 아닌 디즈니판 '인어공주' 애니메이션 버전과 같다. 결말까지 줄기를 해치지 않고, '포크' 에피소드 등 소소한 포인트도 고스란히 살렸다. 원작 팬들에게는 애니메이션 버전이 새록새록 하게 떠오르는 관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토리에 새로움이 없는 만큼 실사화의 가치에 공을 들인 것은 다른 지점이다. 바로 '인어공주'의 핵심인 두 곡의 OST, '언더 더 시'(Under the Sea)와 '파트 오브 더 월드'(Part of Your World) 신이다.

▲ '인어공주' 스페셜 포스터.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인어공주' 스페셜 포스터.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언더 더 시'는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 위 인간 세상을 꿈꾸는 '금쪽이' 에리얼을 어르고 달래기 위해 바다가 얼마나 멋진지 설득하는 바닷가재 세바스찬의 곡이다. 예고편에 일부 등장하는 총 천연색의 아름다운 바다 신들이 대부분 해당 장면에 속한다. '진짜'는 예고에 없는 본편에 담겨 재관람 욕구를 자극한다.

완벽하게 구현된 해저 비주얼은 '인어공주' 실사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만족스러울 부분이다. 2D 애니메이션에선 느끼지 못했던 그야말로 황홀한 컬러와 바다 생물들의 현란한 군무로 관객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극장의 스크린, 그 중에서도 크면 클수록 더 좋고, 선명하면 선명할 수록 더 환상적인 감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맥스와 돌비시네마관을 향한 치열한 티켓 전쟁이 예상된다.

'파트 오브 더 월드' 신은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파격적으로 넘어선 '최초의 흑인 인어공주'로 공개 전부터 논란이 된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 이유를 확실하게 해명한다. 

아주 오랜 세월 전 세계인들에게 '에리얼'의 비주얼은 빨간 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아름다운 인어로 굳어져왔다. 그러나 디즈니는 2023년에 걸맞은 실사화 '인어공주'를 구상하면서 에리얼의 정체성으로 '목소리'를 가장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모든 조건을 포기하고서라도 '가장 에리얼다운 목소리'에 모든 것을 건 셈이다.

라푼젤의 긴 머리가 이야기 진행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정체성인 것처럼, 에리얼은 사람을 홀릴 만큼 매혹적인 목소리, 마녀가 뺏고 싶을 만큼 탐나는 목소리가 캐릭터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영화 속 할리 베일리는 인종을 떠나 설득이 필요없는 '에리얼의 목소리'를 들려줬다는 점에서 '파트 오브 유어 월드' 첫 소절에 캐스팅을 납득시킨다.

▲ 인어공주. 제공ㅣ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인어공주. 제공ㅣ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특히 주인공 할리 베일리의 '인어공주' 여정은 영화 속 에리얼의 서사와도 닮아있다. 에리얼은 에릭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어 육지로 나선다.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해 자신이 그의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울슐라가 에리얼에게 뺏은 목소리로 그 자리를 대신하는 모습에서도 왕자의 은인을 증명하는 자격은 오직 '목소리'임이 드러난다.

영화 공개 전까지는 할리 베일리 역시 에리얼로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상황. '에리얼이 될 자격'을 증명할 기회를 기다리며 흑인 인어공주를 향한 전세계의 우려를 감당해야 했다. 에리얼의 상징곡인 '파트 오브 유어 월드' 공개 이후 비로소 '자격 있는 인어공주'라는 호평과 함께 관객들의 기대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된 점도 공교롭게 겹쳐보이는 부분이다.

인어와 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운명적 연인, 에리얼과 에릭은 '모험'이라는 키워드를 공통점으로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 바다의 공주와 육지의 왕자가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시대적 배경 탓에 우려된 인종차별 등의 요소들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에리얼이 가진 바다에 대한 지식으로 에릭이 생각지도 몰랐던 지점을 짚어주며 호감을 산다. 

이밖에 바다왕 트라이튼 역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과 마녀 울슐라 역을 맡은 멜리사 맥카시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인어공주'의 기둥처럼 든든하게 중심을 잡는다. 특히 에리얼과 계약을 맺기 위해 그를 꼬여내 압박하고 윽박지르는 울슐라의 방 장면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35분의 환상적인 바닷 속 체험을 선사할 '인어공주'가 단단한 편견을 뚫고 아름다운 사이렌의 노래로 관객들을 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개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35분,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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