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내야수 최주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냉정한 승부의 세계였다. 15년을 몸담은 친정을 향해 꽂은 비수 두 방. 그 힘은 생각보다 더욱 묵직했다.

최주환(33·SSG 랜더스)이 옛 동료들에게 뼈아픈 일격을 날렸다. 최주환은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10-1 대승을 이끌었다.

뜨거운 방망이가 빛난 하루였다. 최주환은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에서 큼지막한 우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선발투수 최원준의 시속 137㎞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파울폴을 때렸다.

쐐기포도 최주환의 몫이었다. 7-0으로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두산의 백기투항을 끌어내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최주환과 두산의 깊은 인연을 고려하면, 흥미로운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광주동성고를 나온 최주환은 2006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물론 입단 초기에는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당시 김동주와 고영민과 손시헌 등 쟁쟁한 내야수들이 버티고 있었고, 이후에도 김재호와 오재원 등 걸출한 선수들이 잇따라 활약하면서 좀처럼 주전으로 치고 올라서지 못했다.

그러나 최주환은 2015년 처음으로 100경기를 뛰면서 존재감을 높였고, 2017년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찬스마다 나오는 클러치 능력이 일품으로 꼽혔다.

그렇게 알짜 내야수로 성장한 최주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15년간 몸담은 두산이 아닌 SSG와 손을 잡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두산으로선 핵심 내야수의 이탈이었고, SSG로선 거포 라인을 보강할 수 있는 영입이었다.

개막전이었던 4월 4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멀티홈런을 터뜨리며 SSG맨으로서의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최주환. 비록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지만, 이날 모처럼 만점 활약을 펼치며 남은 후반기 전망을 밝혔다. 반대로 두산은 최주환에게 일격을 맞고 2연패를 당했다.

경기 후 최주환은 “두산전이라서가 아니라 중요한 시기에서 도움이 돼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 기간 강화도에서 김석연, 이승호, 이대수 코치님들의 배려를 받으면서 훈련했다. 또, 어린 후배들과 함께하며 초심을 되찾았다”고 이날 활약의 숨은 비결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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