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공청소기' 김남일(사진 아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뮬리치(사진 위) ⓒ한국프로축구연맹
▲ '진공청소기' 김남일(사진 아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뮬리치(사진 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로 불렸던 김남일 성남FC 감독은 지난해 프로 무대 지도자로 데뷔했다. 그의 카리스마를 앞세운 '빠따' 축구는 초반에 강력함을 뽐냈다가 리그 막판에는 길을 잃었고 어렵게 잔류에 성공했다.

호된 기억을 뒤로하고 올 시즌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또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이슬람교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과 마주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해가 지고 나서야 금식이 끝난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영입한 203cm 장신 공격수 뮬리치는 이슬람교 신자다. 세르비아 출신이지만,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또, 미드필더 이스칸데로프도 마찬가지다. 공격과 허리의 중심축인 두 외국인 선수가 라마단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고심이 크다.

올해 라다만 기간은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12일까지다. 9일 울산 현대 원정, 12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를 갖는 성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고민 그 자체다.

지난달 25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해가 지면서 가벼운 영양식을 섭취한 뮬리치가 전반 24분 교체로 나섰고 이스칸데로프는 후반 15분에 등장했다. 하지만, 팀은 0-1로 졌다. 앞서 치른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뮬리치가 선발로 나섰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이스칸데로프가 후반 17분 등장해 25분 김민혁의 골에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했지만,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서울전도 같은 고민이었다. 뮬리치와 이스칸데로프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경기 전 " 체력적인 문제가 컸다. 훈련 때부터 의욕이 떨어졌다. 다음 경기까지 고려해야 할 것 같다"라며 금식의 후폭풍이 상당함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는 2-2로 비겼다. 뮬리치가 있었다면 제공권에서 유리했고 이스칸데로프가 있었지만, 후반 20분 황현수 투입 후 중앙 수비수였던 오스마르의 중앙 미드필더 복귀와 기성용의 전진 배치에 좀 더 유연한 대응도 가능했다. 경고만 6장을 받았다.

3연패를 끊고 무승부를 가져왔지만, 이들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손해다. 김 감독은 "주어진 시간에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선수 구성이 여의치 않은데 고민을 해봐야 한다. 울산을 만나고 원정이라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고민'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체력과 투지로만 되는 것이 아닌 현대 축구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막을 수도 없다. 성남 관계자는 "이들이 이슬람 신자인 것을 알고 영입했다. 라마단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정말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다"라며 라마단이 끝나기 전까지는 방법 찾기가 쉽지 않음을 전했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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