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다양한 이변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잉글랜드 축구협회컵 4라운드(32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먼저 리버풀은 2군 선수들로 구성했지만, 아스톤 빌라를 4-1로 꺾었다.

리버풀의 연고지인 라이벌 에버턴도 2부리그인 로더햄 유나이티드와 연장 혈투 끝에 2-1로 이기며 망신을 피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모두 승리를 맛봤다.

물론~ 이변도 있었다.

6부 리그의 촐리는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2부 리그 더비 카운티를 2-0으로 물리치며 환호했다.

또 4부 리그인 리그 2의 크롤리 타운은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었다. 리즈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굳은 표정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었겠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영국 현지에서도 가장 관심 있게 다뤘던 경기다. 토트넘 홋스퍼와 8부리그 마린FC의 경기는 마린의 홈 마린 트래블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였다.

3천185석의 경기장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 3단계 발령으로 무관중으로 열렸고 토트넘이 예상대로 5-0으로 승리했다.

전반 24분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첫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토트넘은 마린의 수비에 고전했었다.

오히려 19분 닐 켕니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 바에 맞고 나가는 등 위기가 있었다.

마린은 각각 4부 리그와 6부 리그 팀인 콜체스터 유나이티드, 하반트 & 워털루 빌을 수비를 앞세워 이기고 3라운드에 올라 토트넘도 쉽게 상대하기는 어려웠다.

같은 연고지 리버풀과 에버턴이 토트넘의 전력 분석 자료를 넘겼다고 한다.

벤치에 있던 조제 무리뉴 감독의 표정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8부리그 팀을 상대로 1.5군급 선수 구성을 해 존중했는데 생각보다 골이 빨리 터지지 않으니 답답했던 것이다.

오히려 델레 알리가 33분 토트넘 벤치 앞에서 동료의 볼을 받으려다 구르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바로 앞에 있었던 손흥민과 세르히오 레길론의 폭소를 유도했다.

경기는 비니시우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5-0,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무리뉴 감독은 "이때껏 상대한 8부리그 팀 중 최고였다"라며 마린의 경기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긴, 마린 공격수 켕니의 슈팅이 크로스 바에 맞고 안으로 꺾여 골이 됐다면… 어후… 그 뒤 일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어쨌든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32강에 진출했다. 1990-91 시즌 이후 30년 만에 우승이 가능할까. 일단 첫 관문은 잘 넘었다.

마린전을 통해 토트넘은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다.

미드필더 하비 화이트는 중원에서 무사 시소코와 호흡하는 영광을 얻었다.

화이트는 지난해 12월 토트넘이 2024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을 정도로 아끼는 자원입니다.

토트넘 유스 아카데미 출신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부름을 받았던 화이트, 이미 프리시즌에 손흥민과 호흡했던 경험도 있어 기대가 큰다.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토트넘 팬들이 화이트의 4년 계약 체결에 "손흥민의 재계약 소식은 언제 나오느냐"며 궁금해한 점이었다.

또, 이날 토트넘의 다섯 번째 골을 기록한 알피 디바인은 2004년생 미드필더이다. 우리 나이로는 17살이다. 16세 163일의 골 기록으로 토트넘 공식 경기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지난해 여름 위건 애슬레틱 유스에서 토트넘으로 옮긴 디바인, 영국 현지에서는 '원더 키드'로 불리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골 넣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

루카스 모우라의 발뒤꿈치 패스를 받으려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볼을 잡은 뒤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 골 망을 가른다.

각이 나오지 않는 공간이었는데도 과감했다.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는데 슈팅 타이밍이나 동작은 손흥민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과연 남은 올 시즌 얼마나 무리뉴 감독의 부름을 받을까.

이렇게 어린 선수들이 활약해 주고 비니시 우승도 해트트릭을 해주면서 손흥민은 벤치에서 제대로 휴식을 맛봤다. 해리 케인,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등도 충전하며 리그에 힘을 쏟을 여유를 만들었다.

손흥민의 관점으로 한 번 볼까.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살인적인 일정을 묵묵히 소화 중이다.

그래도 프리시즌부터 흐름을 이어오면서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특히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전반만 뛴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걱정을 키웠는데, 그 사이 열린 리그컵 16강 첼시, 마카비 하이파와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를 모두 걸렀다.

그런데 이 휴식이 손흥민에게는 폭발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는 맨유전 2골을 시작으로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만드는 비타민으로 작용했다.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손흥민과 케인에게는 리그에 집중하고 리그컵이나 FA컵, 유로파리그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휴식을 부여하거나 교체 출전으로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이 부분이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프리미어리그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로 작용할 것인지 지켜봐야겠다.

토트넘은 다시 아스톤 빌라,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 2연전을 치르고 그 후 12일 동안의 휴식기가 따른다.

2경기에 올인 할 힘을 만든 손흥민, 원정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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