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이사회 의장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허 의장은 31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논란이 된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을 겪었을 선수와 야구 관계자분들, 그리고 KBO리그 근간인 팬분들께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처음부터 KBO의 징계를 수용한 것은 아니다. KBO는 지난 28일 허 의장의 불필요한 처신이 KBO리그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및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의거해 직무정지 2개월의 제재를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그러자 허 의장은 29일 "직무 정지 징계와 관련해서는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섣부른 대응은 야구계의 분노를 샀다. 한국 프로야구 원로 모임인 '일구회'부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까지 성명서를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잘못을 사죄하거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는 않고 법적 대응을 먼저 고려한 것에 큰 실망감을 표현했다. 선수협은 "KBO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려는 허 의장의 태도는 리그 퇴출까지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구계는 논란이 된 시점부터 KBO 징계 이후까지 허 의장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대처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논란은 허 의장이 지난해 6월 퓨처스구장인 고양국가대표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세워두고 캐치볼 한 장면을 영상으로 찍은 팬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이택근이 최근 키움 구단에서 CCTV로 영상을 제보한 팬을 찾은 뒤 배후를 캤다고 고발하고 KBO에 구단 징계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공론화됐다. 

2군 선수들과 '야구 놀이'를 한 것 외에도 문제는 많았다. 허 의장은 지방 원정에 나선 손혁 전 감독을 서울로 불러올리면서 구단 경영에 간섭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1군 선수들을 서울 강남 위메프 사옥으로 불러 캐치볼을 하고, 한 달 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해 평가전에 실전 등판하는 기행을 저지르며 구단 사유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매우 늦었지만, 궁지에 몰린 허 의장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허 의장의 사과와 반성이 구단 경영 정상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허 의장은 직무정지 징계가 끝나면 "구단 이사회 의장 본연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하고,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허홍)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책임경영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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