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김원중, 박진형 ⓒ 한희재, 곽혜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박)진형이, (구)승민이, (김)원중이가 잘 던지니까요."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대호(38)가 팀 승리를 이끈 뒤 고생한 젊은 필승조 3인에게 박수를 보냈다. 롯데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5로 패색이 짙었던 9회 이대호의 역전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6-5 승리를 거뒀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필승조 3인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5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가운데 2번째 투수로 나선 이인복이 ⅔이닝 2실점에 그쳤다. 6회 2사 1, 3루 위기부터 구승민(1⅓이닝)-박진형(⅔이닝 1실점)-김원중(1⅓이닝 1실점)이 이어 던졌다. 김원중은 8회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뒤 이대호가 9회초 역전 적시타로 흐름을 바꿔주자 9회말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대호는 "힘들지만 이겨서 기쁘다. 다 열심히 했다. 진형이, 승민이, 원중이가 그동안 많이 던져서 안타까웠다. 이기면 다 잘해서 이긴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마무리 투수로 전향한 김원중은 롯데 불펜에서 두 번째로 많은 33⅓이닝을 책임지며 3승, 12세이브를 기록했다. 구승민은 39⅓이닝으로 팀 내 불펜에서 가장 긴 이닝을 책임졌고, 박진형은 32⅔이닝으로 세 번째다. 구승민은 3승, 12홀드, 박진형은 1승, 14홀드를 기록했다. 베테랑 오현택(3승, 7홀드)이 부담을 덜어주고 있긴 하지만, 세 선수의 비중이 크다.

세 선수가 든든하게 뒤에서 버티고 있기에 타자들도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대호는 "젊은 투수 3명이 잘 던지고 있으니까 5~6회까지만 이기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타자들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이들이 무리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19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김원중을 내보내려다 어깨가 무겁다는 불펜 연락을 받고 그대로 중단하게 했다. 

허 감독은 "몸을 풀다가 원중이가 어깨가 무겁다고 연락이 와서 중단시키고 진형이를 올렸다. 조금 지나서 괜찮다는 연락이 다시 왔다. 나는 중단을 시켰는데 몸을 풀고 있어서 화를 냈다. 선수 보호 차원으로 그렇게 해야 하고, 60경기 정도 남았으니까 가고자 하는 길이 멀다. 결과가 안 좋았으면 내가 질타를 받았을 것 같긴 하지만, 5~10분 지나서 괜찮다는 게 미덥지 않더라"고 소신을 밝혔다. 

롯데는 8월 9승4패1무로 승률 2위에 오르며 5강 싸움의 불씨를 살렸다. 4위 두산과 3경기차, 5위 kt 위즈와 2경기차, 6위 KIA 타이거즈와는 0.5경기차다. 선두권 싸움을 펼치던 NC, 두산이 불펜 문제로 여름 들어 고전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대호가 젊은 필승조 3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