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이적 후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마에다 겐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에다 겐타(32·미네소타)는 일본에서 뛰던 시절 사와무라상을 수상할 정도의 특급 투수였다. 언제든지 9이닝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던 투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적어도 LA 다저스의 평가는 달랐다. 다저스는 마에다의 완투 능력보다는 활용성에 주목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능력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소속 초반 타순이 2~3바퀴 돌면 성적이 뚝 떨어지자 그런 내부 평가는 더 짙어졌다. 80~90구 정도만 던져도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마에다는 다저스 시절 완투가 한 번도 없었다.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던 2016년에서도 32경기에서 소화이닝은 175이닝 남짓이었다. 2018년에는 불펜에서 19경기, 2019년에는 11경기를 썼다. 지난해에 100구 이상을 던진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선발 인센티브를 주지 않기 위해 수를 쓴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나돌았다. 

물론 다저스에 좋은 투수가 많은 것도 있었지만, 확실히 다저스가 생각하는 마에다는 한계가 있는 투수였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좋은 기회가 생기자 그를 미네소타로 트레이드했다. 그런데 마에다는 트레이드 후 팀의 신뢰를 얻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모처럼 마음껏 던지고 있는 마에다는 지금 시점에서는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앞쪽을 달리고 있다.

마에다는 올 시즌 5경기에서 3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지각개막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6이닝 이상을 소화 중이다. 0.128의 피안타율, 0.63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3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내준 볼넷은 단 6개다.

19일 밀워키전에서는 8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9회 안타를 맞으면서 노히터가 깨지고 결과적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마에다는 경기 후 “팀이 이겼으니 만족한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8월 2승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마에다는 사이영 레이스에서도 ‘TOP 5’ 안에서 달리고 있다. 톰 탱고의 사이영상 예측 프로그램에 따르면 마에다는 19일(한국시간) 현재 14.1점으로 아메리칸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세인 비버(클리블랜드·21.7점), 랜스 린(텍사스·18.8점)만이 마에다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다. 빌 제임스의 예측 프로그램에서도 5위다.

만약 마에다가 올 시즌 계속해서 이런 모습, 또 6이닝 이상을 신뢰하며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된다면 향후 자신의 이미지를 확 바꿔놓을 수 있다. 8년 계약, 그것도 인센티브가 큰 계약이라 당분간 큰돈을 만지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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