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캄비는 결국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올림피크리옹이 확실히 골을 결정했다면 경기는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올림피크리옹은 20일(한국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이스타디우 주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바이에른뮌헨에 0-3으로 패했다. 리옹의 돌풍 역시 4강에서 멈추게 됐다.

리옹의 승리를 예상했을 이는 많지 않았을 터. 독일 최강의 팀으로 면면이 화려한 뮌헨과 달리, 리옹은 이번 시즌 리그앙에서 7위를 기록하며 부침을 보였다. 더구나 뮌헨이 8강전에서 FC바르셀로나를 8-2로 난타한 뒤라 그 차이는 더 커 보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16강에서 유벤투스, 8강에서 맨체스터시티를 제압했던 '강팀 킬러' 리옹의 면모는 여전했다. 스리백으로 수비를 단단히 쌓고, 단번에 수비 뒤를 노리는 전략은 효율적이었다. 전반 4분 멤피스 데파이가 막상스 카쿼레의 완벽한 스루패스가 전달됐다. 데파이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 밖으로 향했다. 전반 17분 칼 토코 에캄비가 측면에서 알폰소 데이비스의 수비를 뚫고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 에캄비의 슛은 골대를 때렸다.

스포츠에 '만약에'라는 가정은 없다고들 하지만, 이 두 골 가운데 하나라도 들어갔다면 경기는 달라졌을 터. 무엇보다 투톱으로 나선 데파이와 에캄비라면 반드시 마무리해야 할 결정적 기회였다.

이 끔찍했던 골 결정력은 곧 실점으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에캄비의 결정적 슈팅이 골대를 때린 뒤 채 1분이 지나지 않은 전반 18분 세르쥬 그나브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무리에 성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리옹 수비진 전체를 흔들더니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골의 영향력은 컸다. 무섭게 타오르던 리옹의 기세는 한 풀 꺾였고, 뮌헨의 경기 운영엔 한결 여유가 생겼다. 전반 33분 결국 그나브리에게 추가 실점하면서 리옹의 결승행 문은 더 좁아졌다.

후반 13분 에캄비가 놓친 찬스 역시 결정적이었다. 무사 뎀벨레가 니클라스 쥘레의 공을 가로채면서 다시 한번 리옹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호셈 아우아르의 패스가 반대로 연결됐고, 에캄비는 노이어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또 마무리에 실패했다. 각도를 좁힌 노이어에게 막혔다.

경기 전략을 생각하면 리옹이 허공에 날린 찬스들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리옹은 언제나 '언더독'으로서 경기에 나섰다. 상대가 공격하러 나오면, 단단하게 틀어막은 뒤 전진한 수비 뒤 공간을 노려 득점을 만들었다. 리드를 잡은 뒤엔 다급하게 나오는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선제골은 리옹이 뮌헨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었다.

리옹은 4강까지 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불리한 위치에 선 적이 없었다. 유벤투스와 16강 2차전에서 1-2로 패하긴 했지만, 먼저 득점하면서 원정 골을 기록한 상황이었다. 맨시티와 8강전에서도 먼저 득점하며 앞서 나갔다. 동점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여전히 동등한 상황이었다.

리옹은 4강까지 오르며 중요한 순간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승 문턱에선 결국 골 결정력 부족이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경기 내용이 좋았기에 더욱 아쉬웠을 한판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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