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가 사실상의 무관중 시대로 다시 돌아간 가운데 정규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도 비관론이 많아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44경기를 모두 치르는 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한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이 문제가 아니다. 리그가 계획대로 끝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해진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경기 지역에 내려져 있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인천으로도 확대됐다.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3단계 조치는 유보했으나,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언제든지 뽑아들 수 있는 카드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3단계 격상을 유보함에 따라 KBO리그는 당분간 일정대로 진행된다. 서울·경기·인천에 연고를 두고 있는 5개 팀(LG·두산·키움·kt·SK)은 무관중 경기다. 여기에 롯데·한화·NC도 선제적으로 무관중 경기를 선언했다. 가뜩이나 재정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구단들로서는 낭패다.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면 구단들은 경기당 2억 원 정도의 손실을 입는다. 광고 매출 저하 등을 합치면, 이미 구단별 누적 추가 적자폭은 1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도 리그가 진행되면 그나마 낫겠지만, 문제는 언제 3단계 조치가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경제 활동을 굉장히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3단계 조치에 신중하다. 그러나 현재처럼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를 유지하거나,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3단계 조치가 유력하다. 당장 이번 주 발표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3단계 조치가 떨어지면 매뉴얼상 프로스포츠 리그는 전면 중단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꼭 3단계 조치가 아니더라도, 문화체육관광부 내에도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단계 조치 이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직권으로 리그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만 5개 팀이 몰려 있는 상황이라 수도권에서만 확진자가 지금처럼 나와도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리그가 중단되면 팀당 144경기는 쉽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다. 한 관계자는 “신천지나 이태원 사태 등을 생각할 때 한 번 붙은 코로나의 불을 잡는 데는 몇 주의 시간이 걸린다. 2~3주 정도 리그가 중단된다고 가정하면, 정규시즌을 10월내에 마치기가 불가능하다”고 분석하면서 “막상 리그가 한 번 중단되면, 이를 다시 재개하는 데는 여론 합의도 필요하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시즌 축소 카드를 섣불리 집어들 수도 없는 상황. 각 팀의 상황이나 대진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 중계권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가 있는 까닭이다. 포스트시즌을 최대한 미뤄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물리적인 한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정작 성공적인 방역을 해온 KBO리그도 결국 외부 변수에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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