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되는 대구상원고 이승현 ⓒ스포츠타임 고교야구 톱티어21 캡처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작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은데? 그냥 삼성에서 뽑아가겠네”

16일 서울 목동구장의 최고 스타는 단연 대구상원고의 좌완 에이스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울산공고와 경기에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현의 투구를 지켜보던 목동구장 2층의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확실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그냥 삼성에서 뽑아가겠네. 우리까지 올 일은 없겠네”라는 농담이 나왔다.

이날 상원고는 이승현을 선발 등판시키지 않았다. 아마추어 대회의 투구 수 제한 때문에 이승현의 어깨를 최대한 아껴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투수들을 먼저 올려 버티기에 나섰고, 타선도 2회까지 4점을 뽑으며 이승현의 등판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4-1로 앞선 5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이승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현은 연속 탈삼진쇼로 5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그 뒤로 경기 끝까지 4⅔이닝 동안 1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결국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최고 140㎞대 중반에 형성된 패스트볼은 힘이 있었다. 굳이 변화구보다 패스트볼로 적극적인 승부를 걸어도 울산공고 타자들의 방망이가 늦었다. 여기에 좌우 로케이션 또한 좋았다. 루킹 삼진이 제법 됐던 원동력이었다. 공을 쉽게쉽게 던졌고, 경기도 원하는 성과로 마무리했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황금사자기 때는 몸이 좋지 않아 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궁금했던 선수”라면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복수 스카우트들은 “글러브 위치가 조금 바뀐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타점이 높고 공의 회전력이 좋아 체감적으로는 구속보다 더 위력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흔히 일반적으로 고교 좌완 ‘TOP3’로 뽑는 김진욱(강릉고), 이의리(광주일고) 등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체격 조건이 워낙 좋고, 경기 운영도 뛰어나다. 한편으로는 최근 좋은 투수를 수집하며 마운드 전력을 재구축하고 있는 삼성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공이 빠른 좌완이라는, 팀 선배들과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런 이승현은 연고지 팀인 삼성의 1차 지명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황금사자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건 아쉽지만, 대통령배 첫 판부터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몸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승현으로서는 1차 지명 이전 마지막 대회인 대통령배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1차 지명 리스트에 입성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상원고는 18일 마산고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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