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이승호(21, 키움 히어로즈)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깔끔한 피칭으로 투구수 100개를 던지며 시즌 4승을 챙겼다. 부산 폭염 속 최대한 이닝을 버티려고, 경기 중 체력 보충에 총력을 다했다.

이승호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즌 팀간 11차전에서 역투를 했다. 이날 경기 선발로 7.2이닝 동안 투구수 100개 5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통산 4승과 키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전국을 휘감고 있다. 부산 사직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볕 더위가 그라운드에 기승을 부렸다. 주말에는 오후 5시부터 경기가 개시돼 햇볕이 쨍쨍한 상황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 특보가 발효된 오후 5시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았다.

이승호는 무더운 날씨에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직구(42개)와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20개)를 섞어 롯데 타자들을 잠재웠다. 간헐적인 커브(13개)도 롯데 방망이를 무디게 했다. 스트라이크 71개, 볼 29개로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직구 최고 속도는 시속 144km였다.

그래도 폭염을 버티는 건 쉽지 않았다. 경기 뒤 만난 자리에서도 무더위를 감추지 못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너무 더워서 정신이 없다”라며 혀를 내둘렀고, “좋은 경기를 한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잘 리드해주신 이지영 선배에게도 감사하다. 작년, 올해 통틀어서 제일 잘 던졌지 않았나 싶다”며 이어갔다.

어떻게 30도 폭염 속에서 100구를 던질 수 있었을까. 이승호는 “날이 너무 더워서 힘이 금방금방 빠졌다. 정말 눈에 보이는 건 다 먹었다. 이온음료를 계속 마셨다. 바나나와 계란을 먹으면서 체력을 보충했다”고 말했다.

끈끈하게 버티면서 7회까지 79개로 투구수를 조율했다. 페이스대로면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8회 2사 뒤에 정훈에게 내야안타, 손아섭에게 볼넷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승호는 “마운드에서는 투구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더운 날에 집중하다보니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려와서 공 갯수를 보니까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도 있다”라며 미소지었다.

폭염 속 역투를 지켜본 손혁 감독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에 “속도와 제구력 모두 좋았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던지는 구종 모두 위협적이었다. 우타자 승부도 잘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무더위에 집중해서 고맙다”고 칭찬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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