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타자 상대 약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정우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지난해 신인왕인 정우영(21·LG)은 어느덧 LG 불펜의 버팀목이 됐다. 마무리로 가기 전, 가장 중요한 상황에 나서 팀의 리드를 책임지는 위치다. 2년차 선수임을 생각하면 이 중압감을 이겨내는 것 자체로도 대견하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56경기에서 16홀드를 수확한 정우영은 올해도 28경기에 나가 LG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이라는 성적 자체는 크게 나무랄 것이 없다. 다만 우타자와 좌타자 상대 성적의 편차가 크다는 점은 계속해서 약점으로 지적된다. 적어도 기록만 봤을 때 올해도 크게 나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지난해 정우영의 우타자 상대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525였다. 반면 좌타자 상대 피OPS는 0.807로 확 뛰었다. 볼넷이 많았던 탓에 좌타자 상대 피출루율이 0.390에 달했다. 좌타자 상대로는 평균 이하의 불펜투수였다. 시즌 피홈런 2개도 모두 좌타자에게 맞았다.

올해 우타자 상대 피OPS는 0.492로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 하지만 좌타자 상대 피OPS는 0.749로 여전히 좋지 않다. 좌타자 상대 피출루율이 0.385에 이른다. 5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줬다. 이쯤 되면 스스로도 좌타자를 상대하는 데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을 법하다. 

류중일 LG 감독도 이 문제를 안다. 류 감독은 21일 수원 kt전에 앞서 고우석의 마무리 복귀를 알리면서 “정우영이 마무리를 했는데 왼손 타자에게 조금 약한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셋업맨만 돼도 좌우를 나눠 투수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승리를 지키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불펜투수인 마무리는 바꿔줄 수가 없다. 결국 좌타자 약점을 이기지 못하면 이 이상의 보직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한다.

류 감독은 나름의 분석도 내놨다. 류 감독은 “뭐라 해야 할까. 슬라이더를 던지다 이정후(키움)에게 홈런을 크게 하나 맞았다. 그 이후로는 슬라이더를 왼손 타자에게 던지는 것을 꺼린다”고 했다. 류 감독은 “그러다보니 직구랑 바깥쪽 싱커인데, 제구가 안 되다보니 볼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일종의 약한 트라우마 혹은 불안감이 있다는 것이다.

정우영도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을 것이다. 포수 쪽에서도 약점을 가리기 위해 많은 것들을 시도했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결과가 계속 안 좋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말 특급 불펜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장기적으로 선발로 가기 위해서는 이를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류 감독 또한 “우영이도 성장하려면 왼손 타자도 극복해야 한다. 본인도 많이 느낄 것이다”고 감쌌다.

정우영은 21일에도 좌타자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맞았다. 8-8로 맞선 7회 2사 2루에서 천성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으나 결국 승부구가 가운데 높은 쪽에 몰리며 방망이를 빗겨가지 못했다. 그러나 류 감독의 말대로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그만한 구위는 가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갈지 시즌 전체를 놓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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