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시리즈에서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기대치를 키운 브랜든 반즈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와 한화는 20일 현재 나란히 최하위권에 처져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88승 팀인 SK는 21승44패(.323)로 9위, 한화는 17승48패(.262)로 10위다.

두 팀의 최하위권 추락이 어느 하나의 요소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타격이다. 야구는 점수를 얻어야 이길 수 있는 경기고, 아무리 못하는 팀들도 승률 0.333 이상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두 팀의 승률이 그 밑으로 처진다는 것은 이길 경기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의미다. 타격과 무관하지 않다.

두 팀의 팀 타율 지표는 최하위권에 처져 있다. SK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74로 9위, 한화는 0.645로 10위다. 8위 롯데(.746)와 큰 차이가 난다. 두 팀 평균자책점(SK 4.84·한화 5.50)이 리그 평균(4.80)과 엄청나게 크게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생각할 때, 역시 타선 부활이 팀 승률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21세기 전체로 놓고 봐도 최하위권 타격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두 팀의 조정평균득점생산력(wRC+)은 바닥 수준이다. SK는 77.2, 한화는 73.1에 불과하다. 종전 21세기 최악의 wRC+를 보유했던 팀은 2002년 롯데로 76.7이었다. 한화는 21세기 최악의 타격, SK는 세 번째로 못한 타격임을 실감할 수 있다. 21세기 불명예 위기다. 

다만 앞으로 기대를 걸 만한 구석은 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을뿐더러, 외국인 선수 지원군도 가세하기 때문이다. 한화는 KBO리그 3년차를 맞이했던 제라드 호잉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퇴출됐다. 그 대체자로 브랜든 반즈(34)를 영입했다. 반즈는 2주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18일 잠실 LG전에서는 1군 데뷔전도 가졌다.

2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8타수 4안타(.500)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4안타 중 2루타만 3개다. 단순한 운이 아니라 타구질도 좋았다. 가운데와 우측 방향을 향해 좋은 타구들이 날아갔고 펜스에 맞힌 2루타로 있었다. 반즈의 앞뒤에서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 어쨌든 중심타선에 포진할 수 있는 선수가 늘어난 것만으로도 지금 한화에는 도움이 된다.

▲ 경력과 실력을 두루 겸비했다는 기대감을 받는 SK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
반즈가 기대대로 활약한다면 한화 타선의 짜임새도 점차 나아질 수 있다. 같은 효과를 SK도 노린다. SK도 팔꿈치 부상으로 퇴출된 닉 킹엄 대신 내야수인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했다. 비자 발급, 자가 격리를 거쳐 늦어도 8월 내로는 1군 데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는 최근 KBO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손색 없는 경력을 자랑한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못할 게 없었다. MLB에서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적이 있는 선수다. 장타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선구안도 뛰어나 SK는 올해 이후까지 보고 영입했다. 

SK 타선은 기본적으로 한화가 가지고 있는 자원보다는 더 좋은 구성이다. 최근 한동민이 부상을 딛고 돌아왔고, 2군에서 조정을 거치고 있는 1군 주축 타자들도 있다. 이들이 살아나고, 화이트까지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현재 기록에서 큰 폭으로 뛰어오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SK도 마운드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만큼 타선이 뒷받침하면 역시 이 승률보다는 훨씬 좋은 수준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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