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박건우가 먼저 시작했어요."

두산 베어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가 16일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했다. 동료 외야수 박건우(30)가 15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이 끝나고 진행한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키움과 경기로 기억한다. 우익수를 보다가 중견수로 가서 실수했더니 알칸타라가 수비 못 한다고 놀렸다"고 밝힌 뒤였다.

알칸타라는 "박건우가 먼저 시작했다. 내가 NC전에서 애런 알테어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 박건우가 '알테어가 최고'라고 놀렸다. 그래서 나도 박건우를 놀린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서로 놀리며 티격태격한 두 선수는 15일 경기 뒤 서로에게 엄지를 들었다. 박건우는 0-2로 끌려가던 3회초 강한 어깨로 알칸타라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2사 2루에서 채태인이 우전 안타를 칠 때 2루주자 최정이 홈까지 쇄도하는 상황. 박건우는 홈으로 강하게 공을 던져 최정의 홈 태그아웃에 힘을 보탰다. 

박건우는 "알칸타라가 수비로 놀린 뒤에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했다. 오늘(15일) 수비를 보더니 넘버원이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알칸타라는 두산과 함께한 첫해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주고 있다. 13경기에서 9승1패, 83⅓이닝, 75탈삼진,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뛸 때는 평균 구속이 150km가 넘는 강력한 직구를 가졌지만, 변화구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칸타라는 두산에 와서 포크볼을 새롭게 장착했고, 여름 들어 포크볼이 손에 제대로 익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눈에 띄게 차이 나던 투구 버릇도 이제는 완전히 고쳤다. 

하나 더. 알칸타라는 박건우를 비롯한 두산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크다고 했다. 그는 "두산의 수비는 리그 최고다. 내가 던질 때 늘 도움이 된다. 좋은 수비가 뒤에 있으면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동료들을 믿고 공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 동료들과 장난 치는 알칸타라 ⓒ 두산 베어스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경기력의 연장선이다. 박건우는 "알칸타라 같은 외국인 선수는 처음 보는 것 같다. 한국말도 많이 배우려 하고 잘 어울리려 한다. 오자마자 장난도 잘 쳤다"고 이야기했다. 

알칸타라는 "항상 기쁜 마음으로 출근해서 동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 평소 장난을 많이 치는데, 동료들이 먼저 허물없이 다가오니 나도 같이 행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두산 관계자들은 알칸타라가 팀에 잘 녹아들면서 1선발의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칭찬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성적을 떠나서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즌은 길다. 또 우리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을 해야 완벽히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즌 끝까지 에이스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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