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치국(왼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그냥 빨리 공격적으로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2)이 천금같은 투구를 펼쳤다. 박치국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팀간 시즌 9차전 1-0으로 앞선 2회 2번쨰 투수로 나서 4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1이닝 만에 교체되는 변수가 생겼다. 1회초 선두타자 최지훈의 타구에 왼발을 맞았는데, 통증이 있어 아이싱 치료를 받고 병원 검진을 받기 위해 이동했다. 불펜으로 8이닝을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박치국이 긴 이닝을 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기존 롱릴리프 요원인 최원준이 박종기와 1+1으로 5선발로 나서기로 한 상황. 박치국마저 일찍 무너지면 이 계획마저 수정해야 할 위기였다.

박치국은 "플렉센이 사실 타구에 맞은지 모르고 있었다. 플렉센이 타구에 맞고 나서 갑자기 몸을 풀라고 하셔서 풀었다. 길게 던져야 한다거나 승리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길면 2~3이닝 던진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치국은 공격적인 투구로 빨리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적은 투구 수로 가능한 긴 이닝을 버티겠다는 계산이 엿보였다. 56구 가운데 직구가 41개에 이르렀고, 슬라이더(9구)와 체인지업(6구)을 섞어 타이밍 싸움을 했다.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다. 

침착한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4-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김성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지훈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2루수 오재원은 병살타로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자 선행 주자를 잡기 위해 2루 송구를 선택했는데, 공이 좌익수 쪽까지 굴러가면서 무사 2, 3루가 됐다. 박치국은 1사 2, 3루에서 최정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울 때 한 점을 줬을 뿐 흔들리지 않았다.   

박치국은 "실책이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무사 2, 3루가 됐을 때 이 위기를 막으면 실책이 묻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한번 막아보자'는 마음으로 던졌다. 그때 공이 가장 좋았다. 수비로 형들이 도와주시는 게 훨씬 많기 때문에 수비 실책은 신경 안 썼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주어진 롱릴리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치국은 "사실 시즌 시작할 때 롱릴리프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닝이나 투구 수는 전혀 부담이 없다"며 앞으로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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