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투수 장시환.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3선발로 투수 장시환(33)을 데려온 이유 중 하나는 이닝 소화 능력이었다.

지난해 한화는 선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8차례로 리그 9위였다. 그중 워윅 서폴드(20차례), 채드 벨(15차례)을 빼면 국내 선발 13명의 퀄리티스타트를 모두 합쳐 13차례에 불과했다. 리그에서 가장 허약한 국내 선발진이라고 할 만한 성적이었다.

이 때문에 구단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리그에서 선발 자원을 물색했지만 다른 팀에도 귀한 안정된 국내 선발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결국 한화는 지난해 말 군필 포수 지성준을 내어주고 롯데에서 장시환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많은 이닝을 소화할 투수가 필요했다"고 트레이드 이유를 밝혔다.

언제 윈윈이 될지 궁금했던 이 트레이드는 뜻밖의 사건으로 성과가 나타났다. 지난주 지성준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롯데에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것. 한화는 트레이드 주축이었던 장시환이 잘한다면 냉철하게 따져 볼 때 성공한 트레이드를 한 셈. 하지만 장시환의 성적이 어딘가 좀 아쉽다.

올해 3선발로 새 팀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 장시환은 29일 기준 8경기에 나와 1승4패 평균자책점 6.2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적 첫 등판이었던 SK전(6이닝 2실점) 이후로 승 없이 4패만 안고 있다.

한화 타선이 약해 그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장시환 역시 첫 2경기 뒤로는 퀄리티스타트가 한 차례도 없다. 시즌 경기당 평균 이닝은 4⅔이닝. 24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졌다. 이닝당 투구수가 20.3개로 리그에서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많다.

피안타율 0.331, WHIP(이닝당 출루허용) 2.07의 수치에서 보듯 장시환은 매 이닝 위기에 몰린 뒤 이를 헤쳐나가는 스타일이다. 압도적으로 삼자범퇴가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이런 투구는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야수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장시환 등판일에 불펜 소모도 덜어야 팀 투수 운용이 쉬워진다.

장시환은 30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9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KIA는 지난달 13일 6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던 팀. 새 팀에서 책임감도 커지고 있는 장시환이 효율적인 피칭으로 더운 여름 야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쉬게 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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