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정상급 중견수 성적으로 kt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는 배정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2015년 1군 진입을 앞두고 있었던 kt는 2014년 11월 28일 신생팀 특례에 따른 특별지명을 실시했다. 기존 9개 팀이 지정한 20인 보호선수 외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었다. 선수당 보상금은 10억 원이었다.

앞서 2012년 특별지명을 한 NC가 나름대로 쏠쏠한 전력 보강을 했기에 더 관심이 갔다. 당시 kt는 장시환(넥센·이하 전 소속팀 표기), 정대현(두산), 윤근영(한화), 배병옥(LG), 용덕한(롯데), 정현(삼성), 이대형(KIA), 이성민(NC), 김상현(SK)을 지명해 9명을 영입했다. 아무래도 실적이 있었던 이대형 김상현의 이름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반대로 배병옥, 즉 지금의 배정대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선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였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2014년 LG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배정대는 지명 당시 1군에서 1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수였다. 군 문제도 해결하기 이전이었다. LG도 배정대의 가능성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즉시전력감을 보호하기 위해 20인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kt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배정대의 고교 시절을 기억하는 kt 스카우트들이 쾌재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나머지 8명의 선수들은 이제 팀에 없다. 윤근영 이대형 김상현 이성민은 은퇴했다. 용덕한 장시환 정현 정대현은 트레이드로 떠났다. 오직 배정대만 당시 특별지명의 유산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 활약은 당시 kt의 선택이 현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0억 원이 아깝지 않은 성적, 그리고 그 이상의 가치와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사실 지난해까지 성적은 유망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과 준수한 주력에도 불구하고 타격이 썩 좋지 않았다. 주전 선수가 될 수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급성장하더니, 전지훈련에서는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을 완전히 바꿀 정도로 성장했다. 강백호를 1루로 보내면서, 배정대의 자리를 만들어줬다. 5년 전 지명 당시처럼, 이 선택 또한 적중했다. 올해는 올스타전이 없지만, 있었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성적이다.

배정대는 23일까지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8, 3홈런, 21타점, 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46의 호성적으로 달려 나가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중견수 중 배정대만큼 좋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없다. 지금 현 시점만 놓고 본다면 리그 최고의 중견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배정대를 하위타선의 핵으로 생각했던 kt지만, 지금은 테이블세터를 오갈 정도로 팀 내 공격 비중 또한 높아졌다. 

23일 수원 NC전에서도 팀이 패하기는 했지만 배정대는 장타 두 방을 터뜨리며 분전했다. 이날 좋은 투구를 선보인 NC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로 4회 좌월 솔로포, 그리고 6회에는 좌익수 옆 2루타를 터뜨리며 활약했다. 이날 3득점 중 2득점이 배정대로부터 나왔다. 

아직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지만, 아직까지는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6월 타율도 0.320으로 뛰어난 편이고 오히려 5월(1개)보다 더 많은 홈런(2개)도 쳤다.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2할6푼만 쳐도 3할 타자의 가치가 있다”는 이강철 감독의 기대치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kt는 이제 20살 타자에게 10억 원을 줬던 당시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원금에 이자까지 받는 투자 대박도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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