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앙헬 산체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를 떠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두 외국인 선수의 희비가 시즌 초반 엇갈린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앙헬 산체스(31·요미우리)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일본프로야구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6회 2사 만루 상황을 허용한 뒤 강판된 것은 아쉽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고, 어쨌든 비교적 좋은 투구 내용으로 출발을 했다는 것은 긍정적이었다.

최고구속이 154㎞까지 나오는 등 여전히 공에 힘이 있었다. 시범경기 및 연습경기 부진의 악몽도 훨훨 털어냈다. 한국에서는 하지 않았던 삭발까지 하면서 의지를 보여줬다. 하라 요미우리 감독 또한 “좋은 출발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반색했다. 산체스의 풀리지 않는 부진에 내심 걱정이 컸지만 일단 첫 경기에서는 그런 우려를 지운 셈이 됐다.

반면 제리 샌즈(33·한신)는 이날 경기장에 없었다. 원래라면 산체스와 대결을 벌여야 했지만 극심한 부진 끝에 일찌감치 2군행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샌즈는 연습경기 7경기에서 20타수 4안타에 머물렀다. 홈런 하나를 치기는 했지만 1군 눈도장을 받을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2군에서도 성적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코로나 특별규칙으로 일본프로야구도 엔트리가 29명에서 31명으로 늘어났고, 외국인 선수 엔트리도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야수는 3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한신은 제프리 마르테, 저스틴 보어를 1군에 등록했다. 두 선수는 클린업에 위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샌즈와 비슷하다. 마르테는 개막 시리즈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고, 부진했던 보어는 한신이 거는 기대가 큰 선수다.

다만 시즌 개막의 양상이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산체스도 아직은 적응 중이다. 산체스에 앞서 일본프로야구로 건너간 크리스 세든 또한 첫 달에는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 난타당하며 일본 생활을 1년으로 끝냈다. 세든 영입 당시에 비교해 산체스는 더 큰 기대를 받는 선수지만, 아직 완벽한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1년 계약으로 산체스보다는 더 사정이 급한 샌즈도 반등 기회가 남아있다. 한신의 타격은 여전히 썩 좋지 않은 상황이고, 외국인 엔트리가 늘어나 샌즈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조금 더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언제든지 1군에 올라갈 수 있다. 그 시점이 빨라야 한다는 과제는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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