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고척 SK전에서 끝내기 2루타를 날린 키움 주효상.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포수 주효상이 드라마 같은 순간의 주인공이 됐다.

주효상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9회 1사 만루에서 하재훈을 상대로 이지영의 대타로 나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팀의 2-1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주효상은 바로 전날(1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2-2로 맞선 10회말 1사 1루에서 끝내기 1타점 2루타를 친 바 있다. 이때도 오현택을 상대로 김주형 대신 대타로 나서 거둔 성적이었다. 2경기 연속 대타 끝내기, 즉 연타석 끝내기를 기록한 선수는 KBO리그 역사상 주효상이 유일하다.

지난해 이지영이 팀에 트레이드돼 온 후로 주효상은 1군 기회가 확연히 줄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할 때는 4번타자 포수의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는 포수 능력상 1군보다 2군에서 뛸 때가 많았고 조금씩 늘던 1군 기회도 줄어들었다. 그만큼 주효상은 더 간절했다.

올해도 지난달 16일 등록됐다가 16일 만에 다시 2군에 갔던 주효상은 이달 17일 등록되자마자 연이틀 화려한 활약을 선보였다. 19일 경기 후 연락이 닿은 주효상은 "2군에서 김태완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했다. 폼 하나 하나 바꿨다. '네가 2군에서만 계속 뛸 게 아니니까'라고 하시면서 1군 투수 상대하는 법도 알려주셨다. 좋은 결과를 내서 감사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주효상이 대타로 '선택'된 것은 그의 능력에 대한 1군 코칭스태프의 신뢰였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원래 배팅에 소질이 있는 선수고 2군에서 준비를 잘해왔다. 훈련 때 감도 괜찮아 어제(18일) 오현택을 상대로 좌타의 강점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어제의 힘이 있어 믿었다"고 설명했다. 주효상은 "사실 어제(18일)는 많이 부담됐다. 타석도 오랜만이라 떨렸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덜 부담됐다"며 웃었다.

팀내 많은 이들이 주효상을 아까운 자원이라고 여기고 있다. 포지션 중복으로 1군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 강 코치 역시 "좋은 형들에 가려 정말 아쉽다. 장타력이 있고 포수로서도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효상 스스로는 기회에 아쉬워하는 대신 다른 기회를 택했다. 그는 "올해 끝나고 무조건 상무에 가고 싶다. 올해 성적을 잘 내야 한다"고 뚜렷한 목표를 전했다.

주효상은 지난해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끝내기 땅볼이라는 KBO 포스트시즌 최초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주효상은 "그때도 최초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최초라 기분이 좋다. 실감이 안 난다"며 KBO 역사에 이름을 남긴 기분을 드러냈다. '최초 전문' 주효상이 입대 전 2020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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