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19일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LG 트윈스에 18-10으로 대승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 기회에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려고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거죠."

6월 들어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부상자 브리핑'은 일상이 됐다. 힘겹게 한 경기를 버텨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면 또 새로운 부상자가 나왔다. 그렇게 한 달을 버티다 보니 이제는 덤덤해졌다. 빈자리를 걱정하기보다는 "기회"를 강조하며 백업 선수들의 성장을 독려한다.

◆ 두산 선수 부상 일지

-선발투수 이용찬: 지난 4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결정. 사실상 시즌 아웃.

-3루수 허경민: 지난 4일 오른손 새끼손가락 미세 골절. 최근 검진 결과 뼈 거의 다 붙어 훈련 시작.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 뛰며 경기 감각 익히고 1군 합류 예정.

-2루수 오재원: 지난 6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17일 1군 등록. 선발 출전은 아직 조심스럽고 경기 후반 대주자, 대타로 나서 경기 감각 끌어올릴 예정.

-1루수 오재일: 오른쪽 옆구리 외복사근 미세 손상. 지난달 21일부터 7일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난 15일 2번째 부상자 명단 등록. 합류 시기는 아직.

-포수 박세혁: 이달 초 허리 통증으로 휴식 관리.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파울 타구에 왼무릎 맞은 여파로 19일 하루 휴식. 수비할 때 무릎이 불편해 당분간 상태 지켜봐야.

-유격수 김재호: 19일 잠실 LG전 왼쪽 어깨 통증으로 휴식.

-우익수 박건우: 허벅지 불편한 증상으로 꾸준히 경기 중, 후반 교체하며 관리 중.  

▲ 1번 타자로 나선 이유찬은 5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 두산 베어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두산은 선두권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서스펜디드 경기로 진행한 지난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4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최근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23승16패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는 4.5경기차, 2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차다.  

19일 잠실 LG전은 모처럼 백업 선수들이 다 같이 폭발했다. 이유찬(3루수)-국해성(좌익수)-정상호(포수)-백동훈(중견수)-권민석(유격수) 등 선발 라인업의 절반 이상을 백업 선수들로 채워야 했는데, 이 선수들이 이날 나온 20안타 가운데 10안타를 책임지며 5타점, 7득점을 합작했다. 두산은 18-10으로 크게 이기며 주말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수비에서 몇 차례 세밀한 플레이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타격으로 충분히 만회했다. 김 감독은 "정상호는 장염인데도 불구하고 투수들을 잘 이끌어줬고, 그동안 백업이었던 젊은 선수들이 자기 몫을 톡톡히 해준 경기"라고 따로 짚어 칭찬했다.

이처럼 기회를 얻은 백업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주축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정도의 기량을 백업 선수들이 꾸준히 보여주기는 여러모로 힘들다. 

김 감독은 "백업 선수들은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2군에 가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오라고 하기에는 지금 팀이 그 정도 여유가 없다. 경기 감각은 떨어지고, 어쩌다 경기에 나가면 긴장하는 게 크다. 경기를 조금 더 뛰면서 자신감이 생겨 좋아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그저 19일 같은 경기가 조금 더 자주 나오길 바랄 뿐이다. 그래야 부상 선수들은 마음의 짐과 부담을 덜고, 팀은 다음 세대 밑그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