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곡고 투수 도재현(왼쪽)-유격수 오승준. ⓒ목동,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유라 기자] 율곡고가 전통의 부산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율곡고는 1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전에서 부산고를 3-1로 이겨 16강전에 진출했다. 2015년에 창단한 율곡고가 1947년 창단해 황금사자기 준우승 4회를 기록한 부산고를 이긴 것은 화제가 될 만한 일.

율곡고는 3회 선취점을 내줬으나 6회 볼넷 2개,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서 엄기환의 1타점 땅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회 1사 1,2루에서 김민서의 3루 땅볼 때 병살타를 유도하려던 2루수 송구 실책으로 2루주자가 득점했고 남정완의 1타점 적시타로 3-1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율곡고 선수들은 하나 같이 '원 팀'을 강조했다. 이날 9회초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킨 방동욱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어차피 우리가 약팀이니까 져도 된다. 편하게 하자'고 이야기하셨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한 거라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날 5회부터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된 도재현은 "수비수들이 없었으면 승리가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호수비 해준 야수들에게 감사하다"며 "상대가 더 강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우리가 못 이길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가 더 도움이 돼 뭉쳤다"고 밝혔다.

이날 실책 3개로 역전을 허용하며 자멸한 부산고와 달리 율곡고는 내야 수비가 탄탄했다. 2번이나 몸을 날린 직선타, 병살타 호수비를 보여준 율곡고 유격수 오승준은 "제발 막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컸다. 상대 타자들이 좋지만 긴장하지 말고 확실하게, 정확하게 수비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수비에 임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번 황금사자기는 경기상고가 인천고, 경남고를 꺾는 파란을 보였고 인상고가 대구상원고, 제물포고를 제압했다. 소래고도 야탑고를 이기면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들이 전통의 강팀을 꺾는 놀라운 경기들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겨우 열린 대회. 율곡고 선수들처럼 하나로 뭉치는 단합력이 약팀들의 반란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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