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시절 김광현을 연상케 하는 장점을 가진 제물포고 김건우 ⓒSK와이번스 스카우트그룹 제공
[스포티비뉴스=신월, 김태우 기자] 대회는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아쉽게 끝났지만, SK 관계자들은 한 투수의 투구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건우(18·제물포고3)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었다. SK의 2021년 1차 지명은 큰 고민 없이 마지막 선택을 향해 가고 있다.

SK 관계자들은 13일 서울 신월야구장에 총출동했다.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출전한 제물포고 좌완 김건우를 보기 위해서였다. 스카우트 그룹이 모두 나서 김건우를 체크한 것은 물론, 손차훈 SK 단장까지 바쁜 일정을 쪼개 직접 신월구장을 찾아 경기 초반을 지켜보고 떠났다. 

이날 김건우는 5회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볼넷을 연거푸 허용한 끝에 경기를 만족스럽게 끝내지 못했다. 제물포고도 승부치기 끝에 탈락이 확정됐다. 다만 SK 스카우트들은 경기 내용에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조영민 SK 스카우트 그룹장은 “최고 구속이 146㎞까지 나왔다. 서클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주무기가 있고, 여기에 슬라이더 구속도 130㎞ 전후에서 형성된다”고 오랜 기간 지켜본 김건우를 설명했다.

선수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을 우상으로 삼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전반적인 느낌이 안산공고 시절 김광현을 연상케 했다. 비교적 큰 키(185㎝)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 그리고 투구 딜리버리가 김광현의 고교 시절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김광현이 고교 시절 커브를 주무기로 삼았던 것에 비해 김건우는 체인지업을 쓴다는 점이 조금 다르지만, SK 스카우트 그룹 관계자들도 “김광현의 어릴 때 모습이 생각난다”고 웃었다. 

김건우는 이미 인천권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주말리그 전반기에서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4, 후반기에서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는 등 과정 자체에 특별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제구에 아직 이슈는 있다. 그러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이라는 점에서 SK의 기대는 크다. 이런 유형의 선수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더 그렇다. SK 스카우트 그룹은 “1년 앞서 입단한 오원석과 스타일이 다르다. 변화구 완성도나 제구, 유연성은 오원석이 앞설지 몰라도 김건우는 추후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지금까지 부상 전력도 거의 없고, 인성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도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가다. 조 그룹장은 “아픈 적도 없고, 책임감도 강한 선수”라고 자신했다. 현재 야마야구 관계자 및 타 팀 스카우트들은 “SK가 1차에서 김건우를 지명할 가능성이 사실상 100%”라고 말한다. 지난해 오원석과 안인산(NC)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SK도 올해는 별다른 이견 없이 2차 지명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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