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딕슨 마차도와 허문회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7-6으로 1점 앞선 9회말 2아웃. 주자는 1루와 3루 상황. 단타 하나면 연장전이 펼쳐질 위기였지만 롯데는 팀의 방향성을 바꾸지 않았다. LG 김현수를 상대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썼다. 

3루와 2루 사이는 3루수 신본기 혼자 지켰다.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2루 베이스 오른쪽으로, 2루수 오윤석은 정위치에서 조금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자를 의식하지 않고 타자에 집중해 경기를 끝내겠다는 계산이었다. 김원중은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 포크볼로 힘없는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1루수 한동희가 잡아 태그아웃으로 경기를 끝냈다. 

▲ 9회말 2사 1, 3루 김현수 타석. 롯데의 수비 시프트. ⓒ 중계화면 캡처

롯데는 김현수 같은 당겨치는 성형의 왼손타자를 만나면 시프트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결과도 성공적이다. 

김현수는 6일부터 11일까지 키움과 SK를 상대로 5경기에서 타율 0.381과 OPS 1.172를 기록하며 롯데전을 맞이했다. 그런데 롯데의 수비 시프트와 만나면서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2경기 9타수 1안타다. 삼진은 6일~11일까지 단 1개였는데 롯데와 2경기에서는 3개나 나왔다.  

롯데의 선택은 이유가 있었다. 김현수는 올해 밀어친 타구 타율이 0.250으로 좋지 않다. 지난해에도 0.266에 불과했다. 반면 당겨쳤을 때는 올해 0.355, 지난해 0.348의 고타율을 기록했다(스탯티즈 참조).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규격이 바뀌면서 타석에서의 전략을 수정할 필요를 느꼈다고 했다.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쳐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2018년까지는 밀어쳐도 강한 타구가 나왔지만 바뀐 공은 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9회에는 다른 전략을 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의 말로 대답을 대신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요즘은 메이저리그처럼 과감한 시프트를 쓰는 팀이 늘어났다. 비야구인 출신 지인들이 빈 자리로 툭 치면 안 되냐고 하던데, '네가 한 번 해봐라'라고 한다"고 했다. 타자들의 성향이 말처럼 쉽게 바뀌지 않고, 바꾼다고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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