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꿈치 통증으로 한달째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닉 킹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본인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염경엽 SK 감독은 지난 주 팀의 외국인 투수 닉 킹엄(29)이 이번 주부터는 캐치볼에 들어가 복귀를 위해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12일, 그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염 감독은 잠시 망설이더니 “캐치볼을 아직 안 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착잡한 심경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5월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킹엄은 한 달 동안 정상적인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최하위권에 처져 갈 길이 바쁜 SK로서는 뼈아픈 전력 이탈이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투구를 밀어붙일 수도 없다. 염 감독은 “본인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의 몸은 선수가 가장 잘 안다. 괜히 무리하게 진행했다가 완전히 탈이 나면 지금까지 기다린 것도 모두 허사가 된다.

병원 진단 결과 큰 문제는 없다. 문제가 있다면 SK의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더 빨랐을 것이다. 그러나 킹엄은 여전히 약간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인대나 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선수 쪽에는 아직 통증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잘 잡히지 않는 미세한 부분이 신경을 건드리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사례가 있을 수는 있다. 

사실 가장 급한 건 퇴출 위기에 몰린 킹엄이다. 엄살을 부리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걸 SK도 안다. 그럼에도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SK도 투트랙에 착수했다. 손차훈 SK 단장은 “킹엄에게는 ‘네가 지금 해야 할 것은 착실히 단계를 밟아 최대한 빨리 공을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의 일을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일’이라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체 외국인 선발이다. 현재 서류적인 리스트업은 모두 다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선수 수급이 만만치 않은 게 문제다. 키움이 아직도 모터의 대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지 못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편으로 투수나 타자나 자가격리 2주는 매한가지지만, 투수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어쨌든 SK는 ‘던질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하나 없이 한 달 동안 시즌을 하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국내 투수들의 투구 수가 많아짐은 물론, 공백을 메우려고 1·2군 순환을 하다 보니 2군에서도 던질 투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SK 퓨처스팀은 지난 11일 선발로 예정된 양선률이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급히 1군에 올라가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투수들이 등판하지 못할 사정에 연투를 한 투수들을 제외하고, 주말 3연전 대기 투수들을 빼니 야수들이 등판해야 했다. 이처럼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생각해도 외국인 투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은 국내 투수들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는 올 시즌 5강을 포기하지 않은 SK에 큰 장애가 됨은 물론 내년 전망을 생각하도 그리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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