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박찬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오늘 안타 2개를 기록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10개의 안타를 몰아칠 수 있는 선수다. 타격에는 업앤다운이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주초 팀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25)의 타격 부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고,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만큼 조만간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의 에너지가 계속해서 발산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굳건한 믿음이었다.

하지만 주말이 된 지금 시점까지도 박찬호의 에너지는 방망이까지 옮겨가지 않는다. 박찬호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9번 유격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무안타도 무안타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삼진 2개, 나머지 2번은 내야 뜬공이었다. 

타격 슬럼프는 시작 단계를 넘어 절정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주 4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다. 최근 10경기, 즉 6월 전체 성적으로 넒히면 35타수 2안타(0.057)에 머물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19까지 떨어졌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다.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공을 최대한 많이 보며 자신의 히팅존을 좁히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노리는 공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단 박찬호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다. 12일 경기에서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전체적으로 콘택트가 심각하게 처져 있는 상태는 아니다. 다만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 슬럼프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경기를 지켜본 한 해설위원은 “생각이 많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9회에는 번트마저도 떴다. 되는 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냥 뺄 수는 없다. 팀 내야 수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선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지금 상황에서는 더 비중이 커졌다. 류지혁 김규성 등 다른 대안을 써볼 법도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박찬호가 슬럼프를 스스로 이겨내길 바라는 심정이 선발 라인업에서 묻어났다.

야수들은 타격 컨디션에 전체적인 경기력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10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인 선수가 수비에서도 온전히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팀의 주전 유격수다. 타격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슬럼프가 길기에 라인업 조정 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처방이다. 박찬호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144경기 전체를 내다봐야 할 선수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렇다. 스스로 머리를 식히고 기분을 전환하는 요소를 만들며 반등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KIA도 그 시기가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 그나마 이번 주 팀이 3승1패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는 점은 박찬호에게 다행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