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최원준이 데뷔 첫 선발승을 챙겼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경기 중간에 (박)세혁이 형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 이야기해주시고, 솔직히 부담감이 있었는데 (정)상호 선배께서 리드를 잘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최원준(26)은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대체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생애 첫 선발승이었고, 개인 한 경기 최장 이닝과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고마운 얼굴들이 먼저 떠올랐다. 최원준은 "우선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입을 연 뒤 포수 정상호와 박세혁, 투수 이현승에게도 마음을 표현했다. 

정상호는 이날 허리가 안 좋은 박세혁을 대신해 최원준의 공을 받았다. 최원준은 대체 선발로 나선 첫 경기기도 했지만, 한화의 KBO리그 최다연패 타이(18연패) 불명예 기록이 걸린 경기라 부담감이 더 컸다. 

최원준은 "상대 팀 연패 기록이 솔직히 부담은 됐다. 경기 전에 상호 선배랑 어떻게 던져야 할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게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세혁은 홈플레이트 뒤에서 공을 받진 못했지만, 벤치에서 최원준의 투구를 지켜보며 어떤 점을 수정하고 보완할지 이야기해줬다. 최원준은 "세혁이 형이 '이닝을 끌고 갈 때 네가 템포가 너무 일정하니까 한 번 쉬었다가 들어가고, 볼이 연속해서 들어가면 한 번 쉬었다가 들어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마지막 5회에는 투구 수(80구)를 정해져 있으니까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고 설명하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대체 선발'은 최원준이 간절히 바라면서도 부담스러운 수식어였다. 그는 지난해 3경기에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어 1패, 10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4번째 기회는 반드시 살리고 싶었다. 

투수 맏형 이현승은 최원준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최원준은 "(이)현승 선배는 늘 불펜에서 던질 때도 '잘할 수 있으니까 기죽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신다"며 평소에 전하지 못한 마음을 표현했다. 

선배들의 격려와 조언 덕분에 최원준은 다음 등판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용찬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이탈하면서 5선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최원준은 "선발은 체계적으로 준비할 기간이 있어 좋은 것 같다. 지난해 대체 선발로 기록이 너무 안 좋아서 오늘(12일)은 잘하고 싶었다. 또 기회를 받으면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대체 선발 후보 1순위였다고 이야기해주신 것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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