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고 김성용. ⓒ 목동,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강호' 성남고를 꺾은 대전고 포수 김성용의 유니폼은 온통 흙투성이였다. 몸을 날릴 필요 없이 스윙 하나에 담장을 넘기고 유유히 걸어들어오는, 흔히 상상하는 홈런타자의 유니폼 같지 않았다. 김성용은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대전고는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우승권에 가까운 팀으로 꼽은 강호 성남고를 8-4로 제쳤다. 5회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반 꾸준히 추가점을 뽑으면서 성남고의 추격 의지를 지웠다. 

이 역전 드라마의 중심에 4번타자 포수 김성용이 있었다. 김성용은 1회와 4회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3으로 끌려가던 6회 2사 후 동점 솔로 홈런으로 대전고에 희망을 안겼다. 이 홈런은 무사 1루에서 병살타가 나온 뒤에 터졌다. 상황까지 극적이었다. 

김성용은 "앞 두 타석에서 전부 삼진으로 물러나서 타이밍을 앞에 두고 치자고 생각했다. 초구 변화구가 볼이 되면서 이번 공은 직구라고 생각하고 방망이를 돌렸다"고 얘기했다. 

4번타자이자 포수로 공수에서 큰 몫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출루했을 때는 거침없이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했다. 덕분에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다. 김성용은 "벤치에서 모두가 정말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김성용에 대해 "오른쪽 손목에 핀을 박은 상태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손목을 유연하게 쓰지는 못하는데 몸에 있는 힘은 좋은 선수다. 타이밍은 조금 늦었는데 허리 회전으로 넘겼다"라고 칭찬했다. 김성용의 대전고는 13일 인상고-제물포고 승자와 16강전을 치른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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