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잠실구장에서 주심에 항의하고 있는 염경엽 SK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SK 감독이 전날(11일) 보크 논란에 대해 속마음을 털어놨다. 단순히 그 상황 뿐만 아니라 리그의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KIA와 경기를 앞두고 11일 잠실 LG전 7회 보크 항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2구부터 보크라고 봤다"면서 속마음을 털어놨다. 평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이날은 보크를 넘어 비디오판독 대상 확대라는 리그 전체의 이슈를 끌고 나왔다.

상황은 이랬다. SK는 3-3으로 맞선 7회 2사 후 김강민 최지훈의 안타, 그리고 최정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제이미 로맥이 김대현의 변화구에 헛스윙하며 이닝이 끝났다.

그런데 로맥은 헛스윙 이후 곧바로 박기택 주심에게 뭔가를 항의했고, 염경엽 감독도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김대현의 투구폼을 시연하며 보크가 아니냐는 항의를 했다. 셋포지션에서 확실한 멈춤 동작이 있었어야 했지만, 김대현이 평소보다 짧게 멈추고 곧바로 투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4심 모두 보크를 판정하지 않았다. 보크 판정의 근거가 없다는 것. 여기에 보크는 비디오 판독 대상도 아니라 SK의 항의는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SK는 결국 7회 이성우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고 3-4로 졌다. 더블헤더 1·2경기를 모두 내줘 타격이 컸다.

염경엽 감독은 12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2구부터 보크라고 했다. 내 눈의 기준이 아니라, 올 시즌 심판들이 잡았던 것에 기준이 있다. 그걸 감독들은 다 보게 되어 있다. 그걸 알고 있어야 우리 팀에 적용하고 상대 팀이 했을 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다"고 전제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보크라는 건 항의를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심판이 잡아줘야 효력이 있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번복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잡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2구부터 우리 더그아웃에서 보크라고 외쳤고, 3구는 더 완전한 보크라고 판단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는 어쨌든 돌이킬 수 없이 지나간 일. 다만 염 감독은 스피드업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비디오 판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며 논의를 확장했다. 그는 "비디오판독은 횟수가 정해져 있다. 범위를 넓힌다고 해서 스피드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피드업도 중요하지만 리그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감독들이 운이 없다고 넘어갔는데, 요즘은 영상을 통해 논쟁이 된다. 그러면 리그의 신뢰와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KBO도 한 번 정도는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비디오 판독 범위 확대가 심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염 감독은 "논쟁거리가 없는 리그가 잘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심판들의 권위를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염 감독은 "흐름이 가장 중요한데, 흐름을 가져올 수 있고 감독의 운영이 달라지고 경기의 내용이 달라진다. 그거 하나로 경기의 내용이 틀어진다. 명백한 규약과 행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염 감독은 이런 사안들을 놓고 리그 구성원들이 폭넓게 논의하며 리그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며 말을 마쳤다. 단순히 전날 상황에 대한 항의가 아닌, 더 발전적인 방향의 논의가 되길 바라는 심정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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