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고 김진욱. ⓒ 목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시작부터 만루 위기, 그러나 강릉고 김진욱은 역시 고교 최고 수준 좌완투수다웠다. 광주일고 5번타자 이현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선제 실점 위기를 넘겼다. 1회만 위기가 아니었다. 김진욱은 2회와 3회 모두 만루 위기를 겪었다. 결과는 1회와 같았다. 세 번의 만루 위기를 극복한 김진욱은 무실점 투구로 강릉고의 16강행을 이끌었다. 

김진욱은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에서 1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김진욱이 아닌 엄지민을 선발로 내보냈다. 그러나 1회 2사 만루가 되자 김진욱 카드를 꺼냈다. 사실 김진욱은 1회부터 구원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1, 2회 만루 위기를 극복한 김진욱은 3회 다시 주자를 꽉 채웠다. 4번타자 조형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류민승과 이태경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김진욱은 박도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정준재의 어깨를 의식한 조형우는 홈 쇄도를 시도조차 못 했다. 정선우는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 광주일고 이의리. ⓒ 목동, 한희재 기자
김진욱과 맞대결을 벌인 광주일고 이의리 역시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투수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진욱과 달리 이의리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1회말 정준재 타석에서 첫 3구가 모두 볼이 됐다. 이의리가 답답한 듯 모자를 벗고 마운드 아래로 내려왔다.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은 1번타자 타석이 다 끝나기도 전에 스트라이크 존에 불만을 드러냈다.  

바로 다음 타자 이동준의 기습번트 시도에 이의리가 당황했다. 공을 더듬었고, 1루 송구는 1루수 키를 넘겨버렸다. 무사 2, 3루 위기에서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해야 했다. 이의리는 2사 후 김선우에게 선제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5회에도 2실점, 6회에는 5회 적시타를 내줬던 노성민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는 대형 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는 강릉고의 5-0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를 지켜본 롯데 성민규 단장은 두 투수의 투구 내용을 떠나 장래성은 충분히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성민규 단장은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진욱은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올해 첫 공식경기 첫 타자를 2사 만루에서 만났는데 불리한 볼카운트를 이겨냈다. 스카우트들은 구속이나 기록이 아니라 이렇게 마운드에서의 대처 능력을 본다. 이의리 역시 장래성이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만 아니었다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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