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는 윤석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가뜩이나 생산력이 떨어지는 판에 부상자까지 속출한 SK 타선이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즌 전 팀 구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윤석민(35)의 성과가 아직도 바닥이라는 점 또한 골치가 아프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윤석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2경기에 선발 3루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무안타도 무안타지만, 타구질이 썩 좋지 않은 것이 더 문제였다. 좀처럼 타구가 외야로 시원하게 뻗지 못한다. 부진은 끝이 안 보인다. 시즌 14경기, 32타석에서 거둔 타율은 0.094다. 1할이 안 된다. OPS(0.219)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한 차례 조정을 거치기도 했다. 5월 20일 1군에서 말소돼 17일간 2군에 머물렀다. 2군에서는 머리를 비우고 타격 밸런스와 몸이 뒤로 빠지는 스윙 궤도의 문제를 수정하는 데 애를 썼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좋았다. 6경기에서 타율 0.444를 기록했다. 감이 올라오는 듯했다. 하지만 해결된 게 아니었다. 1군 복귀 후 12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2군에 가기 전 타율(0.100)에서 오히려 더 떨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허도환에 현금 2억 원을 얹어 영입한 선수였다. 팀의 기대가 컸다. SK는 윤석민이 지난해 부진했으나 기본적인 타격 능력에 1·3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에 주목했다. 주전 1루수인 제이미 로맥과 3루수 최정의 휴식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였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한 영입이었다.

실제 지난해 로맥과 최정은 마땅한 백업 요원이 없어 계속해서 경기에 나가야 했다.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며 방망이가 무거워졌다. 그런데 대안이 없어 계속 출전하다보니 성적이 더 추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염경엽 SK 감독은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윤석민을, 2차 드래프트에서 채태인을 영입했다. 하지만 윤석민은 부진, 채태인은 부상이다. 구상이 하나도 안 맞는다.

그러는 사이 최정과 로맥의 수비 이닝은 다시 쌓인다. 로맥은 11일까지 264⅔이닝을 수비했다. 1루수 중 가장 많다. 최정은 3루 수비만 235⅔이닝을 했다. 2위 김민성(LG·218⅔이닝)보다 훨씬 많은 리그 1위다. 지금이야 시즌 초반이라 괜찮지만, 이대로 가면 6월 중순 이후로는 체력이 떨어질 시기가 온다. 더블헤더 속출에 일찍 더워지는 추세라 더 걱정이다.

결국은 윤석민이 살아나야 한다. 둘러봐도 1·3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 염경엽 감독이 답답한 공격 흐름과 여론의 줄기찬 비판 속에서도 윤석민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계속해서 타격이 땅을 파고 들어가면 코칭스태프도 기용할 ‘명분’이 사라진다. 윤석민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주말 3연전에는 뭔가의 실적이나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