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끝판대장'이라는 별명은 난공불락에 가까웠던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그러나 KBO 리그 복귀전을 치른 오승환의 경기력은 '끝판대장'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아직 진짜 오승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지난 9일과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9일 경기에서 오승환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2442일 만에 KBO 리그 복귀전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10일 경기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팀 4-1 승리를 지켰고, 5465일 만에 홀드를 챙겼다.

결과는 나쁘지 않지만, 과정은 힘들다. 키움 타자들의 저돌적인 도전에 주춤하고 있다. 10일 경기 후 오승환은 "상대 타자들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적극적으로 공략을 해 왔다. 상대 타자와 붙어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 오승환 ⓒ곽혜미 기자

오승환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 피안타율 0.375, 피출루율 0.500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2.50을 기록하고 있다. 오승환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아직 '진짜' 오승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31일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일 때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을 했다. 9일 경기는 콜로라도에서 마지막 경기 이후 376일 만에 실전이다. 오랫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러면서 수술까지 받았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23일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과 훈련을 거쳐 몸을 만들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은 퓨처스리그에서 검증할 게 없는 선수다"며 1군에서 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리며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술을 하고 1년 동안 공백 기간을 거친 투수가 실전 무대에서 경쟁자들과 부딪히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경기력이 100%라고 보기는 어렵다. 허 감독은 "경기에 한두 번 더 치르면, 더 좋은 공을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100%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를 호령했던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을 거치며 다양한 변화구를 손에 넣었다. 오승환은 복귀를 앞두고 "과거보다 변화구 사용이 늘어날 것 같다. 포수가 느끼기에 좋은 공이 사인으로 많이 나올 것 같은데, 해외 진출 전보다는 변화구 비중이 높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진짜' 오승환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기 감각 등이 100%가 된 오승환이 과거보다 변화구 비율을 높이게 된다면, 이제껏 보지 못한 오승환을 KBO 리그에서 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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