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적인 투구로 시즌 3승째를 거둔 애런 브룩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비가 오는 날은 선발투수들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평상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우선 그라운드가 전체적으로 미끄러워 투구 밸런스를 잡기 쉽지 않다. 게다가 언제 경기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과도 싸워야 한다.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애런 브룩스(KIA)도 그랬다. 이날은 시작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오후 8시 이후로는 빗줄기가 굵어진다는 예보도 있었다. 게다가 팀 타선은 1회 6점, 2회 3점을 내며 9-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5회까지만 버텨 정식 경기가 성립되면 평소보다 힘을 덜 들이고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반대로 경기가 늘어져 5회 이전 중단되면 올해 특별룰에 따라 서스펜디드 게임을 치러야 할 판이었다. 당연히 다음 날 등판하기는 어려우니 이날은 승리를 따내기 어렵다.

브룩스도 당연히 이 상황을 의식했다. 그는 경기 후 “비가 더 오기 전에 5회를 마쳐야 한다는 조바심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더 빨리 승부를 보고 싶었다. 안타를 맞아도 빠른 카운트에 공격적으로 돌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브룩스는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했고 빨리 승부를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웃었다.

이날 브룩스는 5이닝 동안 3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단 59개였다. 포심 최고 154㎞, 투심 최고 154㎞에 이르는 강속구로 무장한 브룩스는 저돌적인 공격성을 선보였다.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투구가 없었다. 이날 59구 중 스트라이크는 무려 40개. 오히려 급했던 kt 타자들은 정타를 맞히지 못하고 물러났다.

경기가 10-0, 5회 강우콜드 게임으로 끝나면서 브룩스는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물론 ‘강우콜드’라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4사구 완봉승이라는 기록이 자신의 경력에 추가됐다. 시즌 초반 볼넷이 없는 공격적인 투구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브룩스는 최근 볼넷 허용이 조금 많았다. 그러나 이날은 원래 브룩스다운 투구로 돌아왔고, 그것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브룩스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운 좋게도 완봉승을 거둬 기쁘다. 땅이 젖어 있어 투구할 때 미끄러워 던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야수들이 많은 득점을 했고 수비에서도 완벽하게 막아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시즌 3승째를 거둔 브룩스의 평균자책점은 2.76으로 낮아지며 팀 선발진 중 최고 수치를 기록 중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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