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왼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더 던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만두라고 하셔서 그만 던졌죠."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2)은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1-2로 뒤진 7회초 2사 후 등판해 공 63개를 던졌다. 구원 투수로는 꽤 많은 투구 수였다. 박치국은 3이닝 2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버텼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진이 연장 11회초 대거 5점을 내줘 3-8로 패했다.

박치국은 전준우와 손아섭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다음 타자 이대호를 상대할 때 패스트볼로 2루 주자 전준우를 3루로 보냈고, 이대호에게 3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허용해 1-3으로 벌어졌다. 실점은 했지만 상대하는 타자가 늘어날수록 더욱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박치국은 15타자를 상대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자청한 결과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시 박치국이 길게 던진 배경을 묻자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다고 한 이닝만 더 던지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다"고 밝혔다. 

박치국은 "처음에 ⅓이닝 던졌을 때 볼넷을 두 개 주고 내용이 안 좋았다. 밸런스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길게 던지면 밸런스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끝까지 던지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투구 수가 조금 많지 않았는지 묻자 "더 던질 힘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만두라고 하셔서 그만 던졌다. 그날 이후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고, 밸런스도 어느 정도 잡힌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치국은 '그날' 이후 6월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챙겼다. 3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가장 바뀐 것은 마음가짐이다. 박치국은 지난해 겨울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61경기에서 2승, 2패, 3세이브, 14홀드, 52이닝, 평균자책점 4.50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건강히 캠프부터 잘 준비했는데, 막상 시즌을 맞이하니 지난해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박치국은 "스프링캠프 때 엄청 좋아서 자신감 있게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안 좋아서 그런지 개막하니까 작년 생각이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결과도 안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조금 맞으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으로 던졌다. 요즘에는 그래도 '맞으면 어때', '볼넷 주면 어때' 이런 마음가짐으로 바뀌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본인이 만족할 정도로 최고 컨디션으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박치국은 "중간 투수로서 볼넷을 줄여야 하는데, 요즘 볼넷이 많아졌다. 감독님께서도 '직구 들어가도 못 치는데 왜 피하냐'고, 공격적으로 던지길 바라신다. 파이팅하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타자랑 볼카운트 싸움에서 볼넷 비율이 높아져서 그런 것만 잘 신경 쓰고 보강한다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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