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두산 베어스 홍건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구속이 나오고,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니까."

두산 베어스는 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깜짝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만능 백업 내야수 류지혁(26)을 KIA에 내주고 우완 홍건희(28)를 데려왔다. 

사실 류지혁은 '트레이드설'이 여러 차례 돌 정도로 탐을 내는 구단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두산은 강경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 1루수까지 가능하고, 1군 통산 497경기에 나선 선수를 쉽게 내줄 수 없었다. 트레이드 직전까지 갔다가 틀어진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아쉬운 구단 쪽에서는 '두산이 류지혁의 몸값을 너무 높이 책정한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두산은 꾸준히 투수를 찾았다. 시속 145km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불펜이 없는 가운데, 시즌 초반 불펜진이 단체로 흔들리면서 애를 먹었다. 두산은 지난달 29일 SK 와이번스와 트레이드(포수 이흥련·외야수 김경호↔투수 이승진·포수 권기영)로 우완에 시속 147km까지 던질 수 있는 이승진을 데려왔으나 당장은 다듬을 게 많아 2군으로 보냈다. 

함덕주, 박치국, 최원준 등 불펜진이 살아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큰 변수가 생겼다. 지난 4일 5선발 이용찬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이탈했다. 재활까지 고려하면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해 올해는 복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선발투수 이탈은 꽤 큰 문제였다. 2군 선발투수로 1, 2경기를 막는다고 쳐도 장기적으로는 불펜 과부하가 우려됐다. 또 하나. 부상 복귀를 간절히 기다렸던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1군에 합류했지만, 아직 전성기만큼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다. 2018년 1차 지명 곽빈은 복귀 속도를 올리려 하면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중단하고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두산은 가장 위기라고 생각한 순간 가장 아꼈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침 KIA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내야수가 필요했고, 두산이 원하는 홍건희를 맞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해 성사됐다. 두산은 "우리도 류지혁은 아깝고 아쉽다"며 속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류지혁의 빈자리를 대신할 선수로는 이유찬, 권민석, 서예일, 박지훈, 제대하고 돌아올 황경태 등이 있다. 

일단 불펜이든 선발이든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홍건희를 데려오면서 급한 불은 껐다. 홍건희는 시속 145km를 웃도는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1군 통산 성적은 166경기, 9승20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은 6.30으로 눈에 띄진 않지만, 짐실에서 통산 19경기(선발 5경기) 38⅓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성적이 상대적으로 훨씬 좋았다. 아울러 땅볼보다는 뜬공이 많은 유형이라 잠실에 적합한 투수이기도 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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