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류지혁(왼쪽)과 두산 홍건희.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래서 트레이드가 필요했다. 리그 최악의 핫코너를 고민하던 KIA, 선발과 불펜 모두 가용 자원이 부족해진 두산이 서로의 요구를 채우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기록으로는 한쪽만 이익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윈-윈'을 넘어 모범 트레이드가 기대되는 결정으로 보인다.

KIA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긴 홍건희는 올해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고 있다. '주전급 백업'이라 불리는 류지혁과 일대일 트레이드에 나올 무게감이 있는지 의아해하는 의견도 많다.

그런데 이번 트레이드에서 더 급한 쪽은 두산이었다. 두산이 먼저 KIA에 류지혁 카드를 내밀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윈나우'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우승 후보이면서도 경쟁 팀보다 투수력이 뒤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 두산으로 이적한 홍건희. ⓒ 한희재 기자

두산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선수가 쏟아져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까지 우승 컨텐더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올해 우승에 올인해야 하는데 투수에 목말랐다. 팀 평균자책점이 뒤에서 3위인 5.28이었다. SK와 트레이드로 가용 인원은 늘렸지만 설상가상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그마저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직 올해 퓨처스리그 등판조차 없는 장원준에게 다시 기대를 걸어야 할 판이었다.

홍건희가 빠른 지명 순위(2011년 전체 9순위)에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통산 166경기 평균자책점이 6.30에 달하고, 커리어 하이라고 할 만한 2016년 평균자책점 4.98 때도 90⅓이닝 동안 볼넷을 41개나 허용했다. 그런데 올해는 12이닝 동안 볼넷이 2개, 탈삼진이 9개로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잠실에서는 19경기(선발 5경기)에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3.76으로 선전했다는 점도 반등을 기대하게 한다.

투수가 필요했던 두산은 류지혁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데뷔 9년째인 류지혁이지만 두산에서는 백업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멀티 포지션 내야수는 중복 자원이기도 했다. 류지혁은 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다.

KIA는 개막 후 30경기 동안 주전 3루수를 낙점하지 못했다. 개막 후 6경기 동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가 4명이다. 장영석-황윤호-장영석-황윤호에 이어 최정용, 나주환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KIA와 맷 윌리엄스 감독은 답을 얻지 못했다. 1루수로 황대인과 유민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반면 3루수는 여전히 고민만 안겼다.

올해 KIA 3루수의 OPS 합계는 0.474로 리그 최하위. 그렇다고 믿고 보는 수비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었다. KIA로서는 류지혁 카드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류지혁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3년간 3루수로도 569⅔이닝을 뛰었다. 조계현 단장은 "두 팀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트레이드라고 본다"며 양 팀의 '윈윈'을 기대했다.

▲ KIA로 이적한 류지혁(오른쪽). ⓒ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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