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덕 한화 이글스 전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용덕 감독과 한화 이글스의 동행은 '새드 엔딩'이었다.

한화는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가 끝난 뒤 한용덕 감독의 퇴진을 발표했다. 한 감독은 한화가 개막 후 30경기에서 7승23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1987년 빙그레 이글스의 배팅볼투수 겸 연습생으로 유니폼을 처음 입은 뒤 120승을 달성한 팀 레전드 출신의 한 감독은 2017년 말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중도사퇴하고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2017시즌을 치른 한화는 리빌딩을 맡길 감독을 찾았다.

한화 투수코치 시절부터 젊은 투수들을 많이 배출시킨 한 감독은 그 적임자로 보였다. 한 감독은 "외부 FA를 마다할 감독은 없지만 처음부터 팀이 나에게 리빌딩을 주문했기 때문에 내부 자원을 키워서 쓰겠다. 리빌딩과 성적을 다 잡고 싶다"고 할 만큼 리빌딩에 사명감을 보였다.

2018년 첫 해에는 불펜에서 박상원, 서균 등 젊은 피들이 활약하면서 정규 시즌 3위의 기적을 이뤘다. 2007년 이후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한 감독 역시 평가가 후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송광민과 갈등, 지난해 3월 이용규와 마찰 등 베테랑과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무리한 리빌딩의 후유증을 마주했다.

노시환, 변우혁 등 젊은 자원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서 상대적으로 베테랑들이 소외된 것. 선수들과 소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덕장'의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이용규가 빠진 외야가 삐걱인데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개막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얇은 뎁스의 한계도 맛봤다.

한화는 올해도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의 팔꿈치 통증과 내야수 하주석, 오선진의 부상이 겹치며 리그 최하위권에서 헤맸다. 리빌딩은 지지부진했고 여전히 김태균, 최진행, 송광민 등 노장 선수들이 중심타선의 부담을 안았다. 여기에 속절없는 연패가 지속되면서 팀 내외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6일 경기 전에는 갑자기 코치 4명이 대책 없이 말소돼 감독과 구단 갈등을 만천하에 알리기도 했다.

한 감독은 결국 7일 경기로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2018년 성적을 냈지만 3년 동안 제대로 된 리빌딩도 성적도 잡지 못했다.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이 모든 성적을 책임져야 하지만 선수단 짜임새를 갖추지 못한 구단 역시 책임이 막중하다. 올해부터 한화 조타수가 된 정민철 단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