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투수의 승리는 홀로 만들어낼 수 없다. 자신도 잘 던져야 하지만, 동료들이 그만큼 도와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라울 알칸타라(28)와 두산은 궁합이 지금까지는 잘 맞는다. 이상하게 승리를 향한 조건이 딱딱 맞는다.

알칸타라는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1패)째를 기록했다. 알칸타라는 이날 대전에서 승리를 거둔 에릭 요키시(키움)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나섰다.

사실 1회부터 4회까지의 투구는 좋았다. 지난해는 동료들이었던 kt 타자들을 압도적인 패스트볼로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56㎞에 이르는 포심패스트볼이 제구까지 받쳐주며 kt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무난하게 5이닝 고지를 밟고, 투구 수에 따라 6이닝도 소화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러나 5회 4실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1~2점을 더 실점했다면 승리투수 요건을 코앞에 두고 강판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투구 수가 110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다만 알칸타라가 그래도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 상황에 여유가 있어서였다. 팀 타선이 4회까지 12점을 뽑으며 크게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6이닝은 기대했을 법한 벤치의 의중은 벗어났으나 야수들의 덕을 봤다.

알칸타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이날까지 4.63이다. 피안타율은 0.303으로 높은 편이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번 있지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에 불과하다. 에이스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압도적인 맛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다만 야수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타자들이 조금 못 치는 날에는 자신이 호투하고, 자신이 조금 부진한 날에는 타선이 잘 맞는다. 5월 12일 롯데전에서 5이닝 12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으나 이날 타선은 전체 11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이날 4회까지 7점을 지원했다. 선발투수로서는 든든한 화력이었다. 

5월 23일 삼성전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으나 이날 역시 타선은 전체 10점을 뽑아 알칸타라의 승리요건을 만들어주고 지켰다. 두산은 0-1로 뒤진 3회 2점을 뽑아 역전시키더니 5회와 6회 총 8점을 더 지원하며 알칸타라를 뒷받침했다. 4일 수원 kt전은 선발투수로서 받을 수 있는 득점 지원을 모두 받았다고 해도 무방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로서 조금 더 긴 이닝과 압도적인 맛이 아쉽기는 하다. 두산 불펜이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4일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실점보다는 얼마나 더 많은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느냐가 팀 공헌도와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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