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 '위 아 더 퓨처', S.E.S. '러브', '꿈을 모아서' 뮤직비디오(위부터).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 영상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탑골' 열풍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이효리, 비, 유재석이 뉴트로 콘셉트의 혼성그룹을 결성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90년대 뮤직비디오도 뉴트로 타임머신에 탑승했다. 세기말 뮤직비디오 영상이 4K로 복원돼, 1세대 아이돌을 더 '힙'하고 때깔 좋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그간 저화질로만 볼 수 있었던 90년대 뮤직비디오가 최근 초고화질 4K로 공개됐다. 1990년대 원톱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꼽히는 홍종호 감독이 지난 4월말부터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에 선보이고 있다.

홍종호 감독의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에는 H.O.T., S.E.S., 신화, 김건모, 지누션, 터보, 서태지와 아이들 등 90년대를 풍미한 1세대 아이돌의 뮤직비디오가 다수 게재돼있다. 해당 뮤직비디오들은 모두 홍 감독의 작품으로, 90년대 영상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고화질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홍 감독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기존 뮤직비디오를 4K 화질로 구현한 것이다.

▲ 4K로 구현된 90년 뮤직비디오.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 영상화면 캡처

이 영상들은 90년대 뮤직비디오 특유의 푸른 색감과 '뽀샤시'한 효과는 물론, 요즘의 쨍한 선명도와 화질을 동시에 뽐내고 있다. 이러한 초고화질의 90년대 뮤직비디오가 반가운 이유는 1세대 아이돌을 진보한 기술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브라운관에서 LCD TV가 되고, 냉장고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모하는 시간 동안 90년대 뮤직비디오는 그때 그 시절 그대로 멈춰있었다. 이미 다채로운 고화질 콘텐츠가 익숙한 시대에 자글자글한 해상도는 당연히 답답할 수밖에 없었을 터.

무엇보다 '탑골공원'으로 불린 90년대 '인기가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슈가맨'으로 촉발된 양준일 신드롬, 최근의 이효리·비·유재석이 뭉친 뉴트로 콘셉트의 혼성그룹까지, '탑골' 열풍이 여전히 휘몰아치는 가운데, 4K로 돌아온 90년대 뮤직비디오 역시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콘텐츠로 작용할 전망이다. 90년대 콘텐츠를 그리워하거나 혹은 신선해 하는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세련된 요즘 기술을 더했기 때문이다.

▲ H.O.T. '위 아 더 퓨처' 뮤직비디오.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 영상화면 캡처

홍종호 감독 역시 이러한 점 때문에 90년대 뮤직비디오를 재가공했다. 홍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카페 같은 공간에서 빔프로젝터로 90년대 뮤직비디오도 즐길 수 있었으면 했다. 그러나 큰 화면에서 영상 화질이 너무 떨어지더라. 그렇게 하나씩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4K로 공개된 H.O.T. '위 아 더 퓨처', '열맞춰', S.E.S. '러브', '꿈을 모아서', 원타임 '원 러브', '어머니', 서태지와 아이들 '필승', 터보 '나 어릴적 꿈', '검은 고양이 네로', 지누션 '가솔린', 파파야 '사랑만들기', 클론 '꿍따리 샤바라' 등 다양한 1세대 아이돌 뮤직비디오들은 모두 홍 감독의 정성 어린 결과물이다.

해당 영상들은 노이즈 작업부터 양쪽 블랙바 삭제까지, 홍 감독 손을 거쳐 탄생했다. 홍 감독은 기존 영상물을 리마스터링해 1차적으로 다듬고, 720*480 사이즈의 예전 영상을 4K UHD 해상도인 3840*2160 사이즈로 키우는 업스케일링 작업으로 선명도를 올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추세에 맞게끔 다시 일일이 보정까지 끝마치고 나서야, 유튜브에 게재한다. 뮤직비디오 하나를 매만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하루나 걸린다고.

▲ H.O.T. '열맞춰', S.E.S. '꿈을 모아서' 뮤직비디오(위부터). 유튜브 채널 '홍픽처스' 영상화면 캡처

이러한 촘촘한 공정을 거친 뮤직비디오는 90년대만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요즘 재질'의 해상도를 갖춘 영상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특히 90년대 뮤직비디오의 큰 특징인 눈에 별이 박힌 듯한 효과를 큰 화면에서도 우그러지거나 깨지지 않게 볼 수 있어, 트렌디한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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